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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해진 전립선, 태우거나 묶어 해결… 性기능 보존한다

天上 2017. 11. 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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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비대해진 전립선, 태우거나 묶어 해결… 性기능 보존한다            

전립선비대증 최신 치료
중장년층 남성 흔히 앓는 질환… 약 안 듣는 환자는 수술 고려해야
수술 진화… 부작용·합병증 감소 국소마취로 시술, 고령자도 가능

전립선비대증 수술이 절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부작용과 합병증 위험이 줄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이 절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부작용과 합병증 위험이 줄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전립선비대증의 수술법이 절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지금까지 부작용·합병증 때문에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들이 수술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전립선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 60대는 60%, 70대는 7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서 중장년층 남성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약을 먹는 것이 우선적인 치료지만, 약을 먹어도 효능이 없고 소변을 보기 불편한 사람은 불가피하게 커진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수술 환자의 50~70%에서 정액이 나오지 않는 사정(射精) 장애가 발생하고,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위험도 있기 때문에 선뜻 수술을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전립선을 절개하는 레이저가 정교해지고, 아예 절개 없이 전립선을 '묶어서' 요도를 넓히는 획기적인 시술법이 개발돼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아태남성과학회 회장)는 "현재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을 받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에 불과하지만,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수술 부작용과 합병증이 줄어 앞으로는 고령의 환자 등 수술 대상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물 효과 없는 사람은 수술을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을 고려해볼 만한 사람은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는 사람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를 경험한 사람 ▲과민성 방광·신장기능 저하 같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이다. 과거 전립선비대증 개복 수술은 아랫배를 째고 골반 깊숙이 있는 전립선에 접근해 절제를 해야 했다. 전립선은 골반 깊숙이 있어 수술 시야에 제한이 크고, 의사에 손 감각에만 의존해 수술을 해야 했다. 전립선은 혈관이 많은 조직이라 출혈도 많았다. 전신마취를 해야 했고 입원 기간도 길었으며 통증도 컸다. 그러다가 20년 전쯤 요도에 방광내시경을 넣어 전립선을 자르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 등장했다. 한양대구리병원 비뇨기과 이승욱 교수는 "배를 째지 않고 요도를 통해 수술을 하다보니 상처도 없고, 수술 정확도도 높아져 합병증 위험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레이저 이용해 수술 시간 줄여

전립선비대증 수술 방법
그래픽=김현국 기자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은 전기칼이 달린 내시경을 요도에 집어 넣어 마치 숟가락으로 사과를 파듯 커진 전립선을 깎는다〈그래픽〉. 그러나 전기칼을 이용해도 수술 시 출혈이 많은 단점이 있다. 그래서 7~8년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레이저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레이저를 넣어 전립선 조직을 통째로 제거하거나 태우는 시술로 전기칼에 비해 출혈량이 적다. 레이저는 파장에 따라 홀뮴 레이저, 그린라이트 레이저가 있다.

홀뮴 레이저는 전립선을 귤껍질 까듯 전립선 피막만 남기고 전립선 조직을 도려낸 뒤 방광으로 밀어넣어 칼로 전립선을 분쇄하면서 순간적으로 흡입기로 빨아낸다. 겉에서 보기에는 상처가 없고 수혈도 필요 없으며 입원 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이승욱 교수는 "홀뮴 레이저를 이용하면 크기가 80g 이상으로 큰 전립선도 절제가 쉽게 가능해 현재 병원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홀뮴 레이저는 전립선 조직을 갈아내는 등 수술이 복잡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그린라이트 레이저는 전립선 조직을 태워 없앤다.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장인호 교수는 "전립선 조직을 기화시켜 없애므로 홀뮴 레이저에 비해 수술이 간편하지만 전립선 크기가 50~60g 이상으로 큰 경우에는 전립선 제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나 레이저 시술은 요도를 통해 방광내시경을 넣고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요도가 손상이 되고 흉터로 인해 협착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장인호 교수는 "우리 병원 조사에 따르면 2%에서 요도손상·요도협착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립선 묶어서 요도 넓히는 유로리프트

경요도전립선절제술 등은 요도 손상의 위험이 있고, 전립선을 절제하는 과정에서 사정관(사정 시 정액이 나오는 구멍)도 손상이 되기 때문에, 역행성 사정 같은 사정 장애가 절반 이상에서 발생한다. 또한 수술 시 전신마취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고령 환자나 심혈관질환이 있으면 수술이 어려웠다. 2~3년 전부터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 않는 시술이 나와,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고 있다. 바로 유로리프트 시술인데, 내시경을 통해 전립선에 접근한 뒤 비대해진 전립선 측엽을 당겨 작은 금속으로 묶어서 요도를 넓히는 시술이다. 국소마취만 하면 되며, 시술 시간은 30분 내외(경요도전립선절제술과 레이저 수술 시간은 1시간 30분)로 짧다. 시술 후 바로 성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일상 생활에 문제가 없다.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 않기 때문에 사정 장애 같은 부작용 역시 거의 없다.

▶김세웅 교수는 "유로리프트는
미국에서 5년 정도 시술 환자의 경과를 관찰한 결과가 최근 발표됐는데, 효과가 지속됐고 합병증 등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 김세웅 교수팀이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은 13명을 대상으로 1년간 추적조사한 결과에서도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 와 삶의 질(IPSS-QOL)이 개선됐으며 요속이 증가하고 잔뇨감도 감소했다. 사정과 관련된 합병증도 없었다. 다만 유로리프트는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250만~500만원으로 기존 시술(100만원 정도)에 비해 비싸고, 전립선이 100g 이상으로 크거나 전립선 조직이 밑에서 자라는 경우에는 시술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