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뜸만 한 게 없다 침뜸 이야기 / 구당 침뜸 이야기
디스크, 뜸만 한 게 없다 침뜸 이야기 / 구당 침뜸 이야기 1985년 12월 31일, 침술원 일이 끝날 무렵이었다. 오십대 남자가 병원 환자복을 입은 채 들어섰다. 환자복에는 강남S병원이라는 글 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는 자신을 J라고 하면서 지금 병원에서 도망쳐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 병원 원장이 제 친구입니다. 그래서 친구 말대로 허리 디스크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못 고쳤어요. 게다가 이젠 더 이상 수술을 할 수도 없다고 하니……. 하도 암담해서 물어물어 무작정 찾아왔습니다.” “네, 잘 오셨어요.” 나는 꾸부정하게 서 있는 그를 진료대에 앉혔다. 그는 걸터앉으면서 잔뜩 찡그렸다. “정말 침을 맞으면 디스크가 낫습니까?” 느닷없는 질문에 나는 헛웃음을 했다. 침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