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행을 하다 보면 침과 뜸이 얼마나 좋은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일을 만나게 된다. 침과 뜸으로 승부하는 침구사는 침 한 통과 뜸 한 줌만 가지면 세계 어디라도 걱정 없이 갈 수 있다. 그래서 침구사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강원도 쪽으로 훌쩍 여행을 떠났을 때의 일이다. 환자들에게 둘러싸여 지내다 때때로 다른 세상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면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었다. 날이 저물 무렵, 횡성군을 지나 어느 마을 입구에 이르게 되었다. 하룻밤 묵을 곳을 알아볼 겸해서 마을 입구에 있는 가게 앞에 앉아 잠깐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가게 주인 아주머니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 사람이 어디가 아프군. 배운 도둑질이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했던가. 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