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없는 적(敵)
일본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갔다가 실컷 얻어 맞고 온 느낌이 든다.
日本!
아, 싫고 미운 나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한 가지 더 고약한 감정, 무서움이 추가되었다.
영원히 원수가 될 필요는 없지만, 이길 수 없는 나라가 원수로 남아있는 것은 국가적재앙이다
일견하여 내가 본, 일본인들의 가치를 결정해주는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제시한다
바람에 날려온 가랑잎 하나도 광장에서 볼 수 없고 담배 꽁초 한 개비도 길거리에서 구경할 수 없다.
작은비닐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껌 통에 씹고 난 껌을 싸서 버리는 휴지도 같이 들어있다.
3일 동안 주택가나 관광지를 돌아다닌 길거리에서, 시내 도심에서 고속도로에서
아직은 괜찮은 시력으로 일부러 찾아 보았지만
수입외제차량이라곤 단 한 대도 볼수가 없어 머리카락이 서서히 곤두섰다
좌측통행에 익숙지 못 해서 그런 줄 알고 오른쪽 눈에 힘을 주어도 마찬가지니
드디어 양 눈에 뿔이 났다.
내가 사는 우리나라대한민국에서는 열대 중에 외제, 수입차가 과반인데 비하면
자유무역협정이 무색하도록 철저한 배타주의의 이 민족성이 소름 끼치도록 무서워졌다.
등굣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골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았다.
고학년의 큰 학생들이 횡단보도양쪽에서 깃발을 들어 차를 세운다.
길 양쪽에서 저학년의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서있는 차량을 향해 동시에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 고사리 손을 흔들며~
차례를 지켜 질서정연하게 길을 건넌다.
아이들이 길을 다 건넌 것을 확인한 후 차량의 어른들도 웃으며 경적으로 답례를 한다.
오사카 성을 관람할때이다. 어느초등학교에서 단체관람을 왔는지 많은 초등학생들이
왁자지껄, 장난치고 있던 중 선생님이 앞에서 지휘를 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구들과 떠들던 것을 멈추고
똑바로 줄을 서서 선생님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깜짝 놀랐습니다.
이 얼마나 인간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아름다운 사회의 시민 정신인가?
가정에서 키워지는 일본 어린이들의 사회교육에 관한 극히 일부분을 예로 든 것이다.
등굣길을 같이 지켜본 가이드의 보충 설명 중에 오아시스'란 말이
신선한 충격으로 전해온다.
오: 오하요우 고자이마쓰 (아침인사, 안녕하세요).
아: 아리가또우 고자이마쓰 (감사합니다).
시: 시쯔레이 시마쓰 (실례합니다).
스: 스미마셍(죄송합니다).
일본인들은 길을 가다가도 자주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혹시 자신이 뒤따라오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배려하는마음에서다.
"강남의 귤을 강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
(남귤북지;南橘北枳)."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옛이야기다.
일본과 한국 중에 어디가 강남인 줄은 잘 몰라도 한국에는 왜 아직 탱자만 열리는가?
우리도 한국의 강남땅에 어서 빨리 일본처럼 '오아시스'를 만들어
어린 귤나무를 많이 심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길 수 없는 원수를 영원히 옆에 두고 어찌 발 뻗고 편히 잠을 자겠는가?
이길 수 없는 적! 얼마나 무섭고 절망적인 말인가?
적을 알고 나를 모르면 서로 비기고 (知彼 不知己 一勝一負),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싸울 때마다 지고 (不知彼 不知己 每番必敗),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 知己 百戰不殆).
일본을 좀 알고 나니, 미워만 할 때보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이 샘 솟는다.
지금 일본이 미국에게 공손한 것은 미국을 이길 힘이 없기 때문이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기는 것은 하늘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고 (以小大, 畏天者也),
하늘을 두려워하는 자는 그 나라를 보존한다. (畏天者其保國)는 孟子의 말씀이다.
2차대전 당시 원자 폭탄으로 일본을 잿더미로 만든 미국을
일본은 적대시는 커녕 상전처럼 받들고 있다.
그들이 자존심이 없어서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멀리뛰기 위해서 다만 엎드려 있을 따름이거늘~
孔子曰, "아는 사람이 되지말고 배우는 사람이 되라"고, 하였다.
우리는 일본을 어떠케 대하고 있는가 쨉도 안되면서 배우기는 커녕
사사건건 반기로 맞서고 있지를 않는가~
하기사, 미국에게도 반기를 들고 있으니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꼴이다.
한국인은 냄비국민에 배신을 밥먹듯 하는 국민이다.
미국으로부터의 경제원조로 시작해 안보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도움으로
오늘의 선진국 대열에 오른 한국이 아니던가~
한데,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 고, 배떼지에 기름끼가 꼈는지
은혜를 배신으로 돌리지 못해 안달이다.
역시 냄비근성은 어쩔수가 없는 가 보다.
우리가 절대로 일본을 이길 수 없는 이유중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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