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慧의 글
도봉 道峯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중략-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박두진-1916~1998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