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 목사

가던 길 계속 가라 하시는 군요

天上 2023. 9. 19. 05:11

사진-서울역 광장에서 작은 나눔을 2023.9. 17 

 

17일 주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나갔다. 200명 분의 떡과 귤과 구운 달걀 등  점심 대용 식사를 준비했다. 

 

오늘도 급식을 기다리는 줄이 길기만 하다. 줄을 서는 모습이 오늘도 민망하다.  

 

주는 자와 받는 자가 대비되어 몹시 불편한 것이다. 그래서 줄을 서게 하지 않고 나누어 주기도 했다. 하지만 다툼이 일어나고 덤벼들기까지 했다. 더 난감한 일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줄을 서고 표를 드린다.  

 

오늘도 찾아 드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 가난을 누가 끝을 낼 수 있단 말인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인생이란 빵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데 주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 없이는 아니될 일을!"

 

말씀의 능력도, 가진 것도 시설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씁쓸했다.  

 

 

그런데 머리를 다 밀어버린 한 형제가  먹을 것을 받아 들고는 내게 왔다. “목사님, 기도해 주세요. 동생들이 보고 싶어요!”

 

눈물이 아스팔트 위에 뚝뚝 떨어진다.  그리고 내 손등에까지!

 

“주님, 이 형제의 마음을 위로해 주시옵소서! 주님, 불쌍히 여기시고 함께해 주시옵소서! 아픈 마음 위로하시고, 치유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오늘 형제를 제게 보내셨군요! 기도가 필요한 자리라면 목사가 있어야 할 자리이지요! 가던 길 계속 가라 하시는군요!”

 

2023.9.19

-산마루에서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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