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섭취가 노인의 수면 장애 개선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바나나에 풍부한 멜라토닌과 트립토판이 몸의 긴장을 완화하고 체온을 높여 수면의 질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세벨라스 마렛(Sebelas Maret) 대학 영양과학과 에밀리아 엔진리나 파누리완티 연구원팀이 60세 이상 노인 62명을 대조 그룹(바나나 미섭취)ㆍ하루 바나나 130g 섭취 그룹ㆍ하루 바나나 260g 섭취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눈 뒤 14일간 수면 장애 상태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The effect of banana dose and duration on the decrease of sleep disorders in the elderly)는 국제 학술지(Journal of Medical & Allied Sciences)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연구 직전ㆍ연구 개시 7일 후ㆍ연구 개시 14일 후 등 세 번에 걸려 IRS(Insomnia Rate Scale)란 수면 장애 평가 도구를 사용해 연구 대상자의 수면 장애 개선 여부를 검사했다.
IRS는 8개의 평가지표를 사용해 수면 장애 정도를 조사한 뒤 0∼25점의 점수를 매긴다. 0∼6점은 수면 장애가 없는 정상 상태이고,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 장애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바나나를 하루 130g씩 먹은 그룹은 IRS 점수가 섭취 시작 7일 후 0.81점, 14일 후 2, 43점 감소했다. 하루 260g씩 바나나를 먹은 그룹의 IRS 점수는 7일 후 1.60점, 14일 후 2.50점 낮아졌다. 이는 바나나 섭취가 수면 장애 개선에 효과적이었음을 의미한다.
바나나엔 멜라토닌이 1g당 9pg(피코그램) 정도 들어 있다. 바나나 두 개 또는 190g을 섭취하면 혈중 멜라토닌 농도가 6배가량 높아진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혈중 멜라토닌 농도가 증가하면 신체의 긴장이 풀리고 체온이 올라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며 “고혈압 노인에게 바나나를 매일 100∼140g씩 7일간 섭취하게 했더니 잠이 드는 데 걸리는 시간인 입면 잠복기(sleep latency)가 짧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나나엔 수면 장애 해소를 돕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트립토판은 수면 장애를 줄여주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제조원료’이기도 하다. 바나나에 함유된 비타민 B6도 멜라토닌의 생합성을 돕는다. 강경남 기자
멜라토닌 melatonin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생체 호르몬으로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기존의 뇌를 억제하여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과는 다르게 멜라토닌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자연적인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생체 리듬이 깨진 사람들 또는 멜라토닌 수치가 낮은 노인이나 불면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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