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정성쇠(邪正盛衰)와 허실변화(虛實變化)
『내경(內經)』에서 “사기가 성하면 실하고, 정기가 허해진다”하여 사정성쇠와 허실병기의 관계설명이 처음 나타난다. 손상되면 이는 곧 “실(實)”은 사기(邪氣)의 넘침이고, “허(虛)”는 정기(正氣)의 모자람이라는 말이다.
1) 허(虛)․실(實)의 병기(病機)
“허(虛)”의 병기는 기혈, 진액과 경락, 장부의 생리 기능이 허약해지고 저향력이 낮아져 정기가 사기에 대항하지 못하는 병리 변화이다.
중한 병이나 오랜 병 또는 땀을 너무 많이 흘리거나 구토, 설사, 대출혈 등으로 기혈진액, 정기를 소모하여 정기가 허약해지면 몸이 피로하고 얼굴이 초췌해지고 가슴이 뛰고 숨이차며, 자한, 도한, 오심번열이 나거나 춥고 찬 것을 싫어하고 사지가 차며 맥이 허하고 힘이 없는 “허증”이 나타난다.
“실(實)”의 병기는 주로 사기가 성하고 정기가 아직 허약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기와 정기가 극렬하게 투쟁하여 일으키는 병리 변화이다.
실증은 육음(六淫)에 의해 일어난 질병의 초기와 중기, 또는 담, 식, 수, 혈 등이 체내에 정체되어 생기는 병증에서 나타난다.
열이나고 복부가 창만하여 불편하고 아파 누르지 못하게 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번조해하며 심하면 정신이 혼미하여 헛소리를 하며, 숨소리가 크고 가래가 많아지며, 대변이 굳거나 설사가 나고 뒤가 무직하며 소변불통, 소변이 시원하지 못하고 아프며, 설태가 두껍고 맥이 실하며 힘이 있는 “실증”이 나타난다.
2) 허실의 병기변화
(1) 허실전화(虛實轉化)
① 인실치허(因實致虛)
본래는 “사기성즉실(邪氣盛則實)”이었으나 적시에 치료가 안 된 경우, 혹은 고령으로 체력이 쇠약하여 병사의 침입을 견뎌 내지 못하거나 대한․대토․대사․대출혈 등으로 인체의 기혈진액이 손상되어 “정기탈즉허(正氣脫則虛)”가 야기된 것을 말한다.
사기가 성해지고 정기가 대항할 여력이 있을 때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여 병이 오래 지속되면 사기는 점차 없어지나 정기와 장부의 생리기능도 손상받게 되므로 병리 변화는 “실(實)”로부터 “허(虛)”로 바뀐다.
② 인허치실(因虛致實)
본래는 “정기탈즉허(正氣脫則虛)”였으나 허한 것이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아 장부․경락 등의 조직기관의 생리기능이 감퇴함으로 인해 기․혈․진액 등의 운행이 완만해지고 대사가 실조되어 식적(食積)․담․수습․어혈 등이 체내에 머물러 “사기성즉실(邪氣盛則實)”을 초래한 것이다.
평소에 정기가 허약해 장부의 생리 기능이 떨어지면 기, 혈, 수액 등이 순조롭게 운행되지 못하므로 체내에 기체, 어혈, 담음, 수습 등이 생기게 되는데 이는 “허(虛)”로부터 “실(實)”로 바뀐 병리 변화이다.
(2) 허실협잡(虛實夾雜)
인실치허 과정에서 사기가 정기를 손상함으로 인해 사기가 실하고 정기가 허약한 것이 동시에 존재하거나, 인허치실 과정에서 정기가 허함으로 인해 체내에 병리산물(담․수습․어혈 등)이 모여 소멸되지 않고 정기가 허약하고 사기가 실한 상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이다.
허실이 뒤섞일 때는 반드시 정허(正虛)와 사실(邪實) 가운데 어떤 것이 먼저인지를 구별하고 인과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인허치실로 인한 허실협잡의 경우는 정허가 본이자 원안이고, 사실은 표이자 결과이다. 마찬가지로 인실치허로 인한 허실협잡의 경우는 사실이 본이자 원안이고 정허는 표이자 결과이다.
3) 허실진가(虛實眞假)
(1) 진허가실(眞虛假實)
병기의 본질은 “허”이나, 겉으로는 “실”한 가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가실현상이 나타나는 주원인은 대부분 정기허약, 기혈부족, 장부․경락 등 조직기관의 기능감퇴, 운화무력 등이다.
예를 들면 비위의 운화기능이 감퇴되면 복부창만․동통 등이 발생하고, 음이 양을 수렴하지 못하여 양기가 외부로 떠오르면 정신흥분․면홍․번조 등의 가실증수가 나타난다.
단 그 본질이 정기가 허한 것이므로 반드시 정기가 허한 증상이 동반된다. 예를 들어 맥상이 허약무력하고 설질이 붓고 연약하며 설태가 벗겨져 번들거리는 것 등의 증상이다.
(2) 진실가허(眞實假虛)
병기의 본질은 “실”이나, 겉은 “허”한 가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가허현상이 나타나는 주원인은 대부분 열이 장 또는 위에서 결합하였거나 담음이 내부를 막거나 습열이 내부에 쌓여 적취가 형성되는 등으로 인해 실사가 결집하고 경락을 가로막아 기혈이 원활하게 외부로 도달하지 못한 까닭이다.
양기가 외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사지가 찬 증상이 나타나고 기혈이 내부에 울결하면 의기소침하고 말은 많이 하려고 하지 않으며 전신이 권태로운 등의 가허증상이 나타난다.
단 그 본질이 사기가 실한 것이므로 반드시 사기가 실한 증상이 동반된다. 예를 들어 맥상이 활삭유력하고 설태가 누렇고 거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 사정성쇠(邪正盛衰)와 질병의 전귀(轉歸)
1) 정승사퇴(正勝邪退)
사기와 정기의 성쇠변화 과정에서 정기가 회복되어 사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면 사기가 점차 쇠퇴하여 질병이 호전되거나 완쾌되는 것을 가리킨다.
환자의 정기가 비교적 왕성하고 저항력이 비교적 강하거나 혹은 제때에 치료를 받아 사기가 억제되고 인체에 대한 작용이 약해지거나 소실되어 인체의 장부, 경락 등 조직의 병리적 손상이 점차 회복되고 정, 기, 혈, 진액의 소모도 점차 회목되어 인체의 음양은 새로운 기초에서 새로운 상대적 평형을 얻게 되므로 질병은 호전되거나 점차 완쾌되는 것이다.
2) 사승정쇠(邪勝正衰)
사기와 정기의 성쇠변화 과정에서 사기가 극히 강하면 정기가 점차 쇠토하여 질병이 악화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가리킨다.
인체의 정기가 허약하거나 혹은 사기가 강성하고 저항력이 점차 하강되어 사기의 발병작용 및 악화되는 것을 억제하지 못하면 인체가 받은 병리적 손상은 점점 많아지므로 병증은 점차 악화되고 심해진다.
만약 정기가 쇠갈되고 사기만이 보다 강성해지면 기혈, 장부, 경락 등의 생리기능이 쇠약해지며 음양의 조화가 깨져 인체의 생명활동은 멈추게 된다.
예를 들어 외감 열병과정에서 나타나는 “망음(亡陰)”과 “망양(亡陽)”등 증후가 곧 이러한 병기변화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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