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침술에 의한 중풍(뇌졸중)치료의 신경학적 메커니즘 신보선의 우공침술
2016. 8. 29.
https://blog.naver.com/kppass7/220799489830
우리는 죽을 때 어떠한 질병으로든지 그 병으로 앓다가 죽게 되어 있다. 내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깊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죽을 때 적어도 치매와 중풍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치매나 중풍은 환자 자신을 더 이상 사람으로써의 구실을 할 수 없게 할 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암으로 죽어가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암은 죽는 날까지 인지 상태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몸을 움직이는 데에도 거의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희망처럼 치매나 중풍을 피하고 싶다고 하여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기에 그저 주기적으로 중풍을 예방하는 침을 맞으며 그런 질병에 걸리지 않기를 간절하게 염원하는 길밖에는 없다.
흔히 말하는 중풍은 현대의학에서는 '뇌졸중'이라고 한다. 뇌졸중은 뇌경색 또는 뇌출혈로 인한 후유증으로서 뇌출혈보다는 뇌경색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더 많다. 뇌경색 또는 뇌출혈로 인하여 뇌졸중이라는 후유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반신불수로 인한 행동장애나 언어장애, 더 심각하면 인지장애까지 동반하여 불구의 몸이 되고 만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환자들은 혈관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혈관 벽에 피떡과 같은 혈전이 침착되면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에 인체는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혈압을 올린다. 혈압이 오르게 되면 당장 혈액의 순환은 원활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고혈압의 상태가 방치되면 혈관벽이 약해지고 혈액 유속의 충격으로 혈관 벽에 붙어 있는 혈전에서 파편들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따라 흘러다니다가 그 파편과 같은 싸이즈의 소동맥혈관에 도달하면 그 혈관은 막혀버린다. 이렇게 막힌 혈관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물질을 공급받던 세포들이 더 이상 산소와 영양물질을 공급받지 못해서 괴사되고 만다. 이런 현상이 뇌 안의 소동맥혈관에서 일어나면 뇌경색이라고 하며 그 결과 몸을 움직이는 뇌세포들의 작동이 멈춰 반신마비로 쓰러지게 되는 것이다.
고혈압의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혈관이 약해지고 약해진 혈관은 결국 높은 압력에 견디지 못해 소동맥혈관이 터지고 만다. 이런 일이 뇌 안에서 일어나면 뇌출혈로 쓰러지는 것이다. 소동맥혈관의 막힘이나 파열은 어느 장기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뇌 안의 소동맥혈관이나 심장의 소동맥혈관 같은 곳에서 발생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지고 뇌의 경우는 살아난다 하더라도 뇌줄중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으로 신체적 장애를 겪어야 한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현대의학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요법과 약물요법이 전부이다. 그러나 그 치료 방법들은 효과면에서 그리 양호한 편은 아니다. 소수의 환자들이 수술이 잘 되어 거의 정상적으로 나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별다른 차도를 보지 못하고 한두 달 만에 퇴원하여 죽을 때까지 중풍의 후유증 상태로 지내게 된다.
어떤 질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만 현대의학이든 아니면 다른 대체요법들이 뇌졸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술치료가 그나마 뇌졸중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침술이 제대로 시술되었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지 대부분의 엉터리 침법으로는 중풍 환자들을 결코 일으켜 세울 수 없다. 그렇다면 침술이 제대로 시술되었을 때 어떠한 원리로 누워만 지내던 환자가 일어날 수 있고 걷지도 못하던 환자가 걸을 수 있게 되는지를 신경학적 원리로 설명하려고 한다.
중풍환자들의 가장 큰 장애는 팔과 다리의 마비로 인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점이다. 심한 환자는 보호자의 도움이 없이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다. 이렇게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팔과 다리의 마비는 뇌 안에서 팔과 다리를 움직이도록 조종하는 뇌세포들이 뇌경색으로 인해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환자의 왼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었다면 오른쪽의 뇌 안에서 팔과 다리를 조종하는 뇌세포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신경줄기가 대뇌피질의 운동영역에서 출발하여 뇌 안의 연수를 경유하여 척수의 알파운동신경에 이른다. 이 경로를 '피질척수로'라고 하는데 이 피질척수로를 통해 대뇌피질이 팔과 다리, 특히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조종을 한다.
여기서 피질척수로라고 말할 때 피질은 두개골 안에서 뇌세포덩어리의 겉부분으로 이루어진 대뇌피질인 중추신경계를 일컫는 말이고, 척수는 등줄기에서의 척추뼈 안에 들어 있는 중추신경계를 말한다. 이렇게 두개골 안의 대뇌피질과 척추뼈 안의 척수를 잇는 신경로를 '피질척수로'라고 한다. 피질척수로는 뇌간의 연수에서 교차를 하여 척수로 하행하게 되는데, 즉 우측 대뇌피질의 운동신호는 피질척수로를 따라 하행하다가 연수에서 교차하여 좌측의 척수알파운동신경과 연결(시냅스)되고, 좌측 대뇌피질의 운동신호는 우측의 척수 알파운동신경과 연결된다. 이런 연유로 우측의 대뇌피질 운동세포들이 뇌경색으로 괴사되면 좌측의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편마비가 오는 것이다. 척수에서의 알파운동신경은 팔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이 알파운동신경줄기를 통해서 대뇌피질의 운동신호가 전해져 팔과 다리를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손발의 움직임에 대해서 신경학적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그만큼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대뇌피질을 비롯한 다른 뇌구조체들이 협응하여 우리의 손발을 아주 유연하면서도 정교하게 조종을 한다. 결국 중풍환자가 팔과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뇌 안에서의 문제로 팔과 다리를 조종하는 운동세포들의 부재 때문이다. 그렇다면 침술의 어떤 원리가 마비되어버린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뇌 안에서의 뇌세포들이 완전한 구조를 형성한 채로 이 세상에 태어나지는 않는다. 엉성한 구조를 이룬 상태에서 성장하면서 이런저런 경험과 학습을 통해 뇌의 구조가 갖춰져 간다. 우리의 뇌세포는 천억 개로 알려져 있는데 처음부터 천억 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자라면서 세포분열에 의해 뇌세포의 숫자가 증식하고 아울러 분화를 한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 천억 개라는 숫자의 뇌세포가 채워지면 더 이상의 세포분열을 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다른 세포와 구별되는 것으로 인체에서 근육세포와 신경세포는 일정한 숫자로 증식과 분화가 완료되면 더 이상 세포분열을 하지 않게 된다.
뇌 안에서 어느 시기까지 천억 개라는 숫자까지 세포분열이 진행되었을 때 세포의 분열은 멈추고 신경세포들끼리 회로를 연결하는 신경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즉 뇌구조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신경시스템을 구축하는 회로에 참여하지 못한 뇌세포들은 일정한 기간 동안 대기 상태로 존재하다가 세포자멸사(apoptosis)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도태가 된다. 이렇게 회로를 연결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뇌세포의 숫자가 어떤 학자들은 하루에 10만 개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떻든 뇌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들, 즉 매일 책을 읽는 행위, 연구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들은 그 만큼 복잡하게 회로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도태되는 뇌세포의 숫자는 적을 것이다. 그리고 감각기관으로부터 감각자극을 비롯한 여러 정보들의 감각신호가 뇌 안으로 끊임없이 올라가면 대기 상태에 있는 뇌세포들의 대기 기간이 훨씬 길어진다. 왜냐하면 끊임없는 감각신호의 뇌 안으로의 유입은 회로연결을 위한 뇌세포의 숫자가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뇌 안으로의 감각신호가 드물게 올라가면 뇌세포들에 대해서 그 만큼 기대치가 낮아져 대부분의 대기 중인 뇌세포들은 기다리다 지쳐 스스로 도태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중풍환자의 경우 뇌경색으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대뇌피질 운동영역의 뇌세포들의 괴사로 인해 반대 쪽의 팔과 다리가 마비된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풍환자의 뇌 안에는 회로를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대기 중인 뇌세포들이 대뇌피질 여기저기에 존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기 중인 뇌세포들은 신경시스템과 회로를 연결하기 위해 어떤 신호가 오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정도의 시기가 지나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중풍환자들에게 마비된 팔과 다리 쪽으로 뻗어 있는 신경줄기의 정확한 부위에 침을 찔러 넣어 자극하면 전기에 감전된 듯한 침감을 유발시킬 수 있다. 전기에 감전 된듯한 강한 침감이 뇌 안의 반대쪽 감각영역에 도달하여 여기서 지각되고 지각된 정보가 운동영역의 대뇌피질로 전달된다. 그런데 운동영역의 피질척수로와 회로를 연결하고 있던 뇌세포들이 대부분이 뇌경색으로 괴사되었기 때문에 운동반응을 할 수 없다. 마비된 팔과 다리에서의 강력한 신호는 주변의 회로를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대기 상태의 뇌세포들에 의해 감지가 된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회로에 연결되어 있던 죽은 세포들을 대신해서 신호를 감지한 대기 중인 뇌세포들에 의해 새로이 회로가 연결된다. 그런 다음 새롭게 연결된 뇌세포들이 전전두엽으로부터 운동을 실행하라는 명령(팔과 다리를 움직이라는 명령)에 따라 환자의 팔과 다리를 조종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작동되지 않고 있는 뇌세포들을 대신하여 새로운 세포가 회로를 연결하는 현상을 뇌과학에서는 '뇌의 가소성', 더 구체적으로는 '시냅스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대기 상태에 있던 뇌세포들이 뇌경색으로 괴사된 뇌세포들을 대신하여 새롭게 회로를 연결한 뇌의 가소성으로 환자의 마비된 팔과 다리가 곧장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오랜 동안 마비된 상태로 방치되었다면 마비된 팔과 다리의 근육량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굳어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환자의 마비된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여 줘야 한다. 환자 스스로가 팔과 다리를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다면 힘이 들더라도 환자가 팔과 다리를 부단하게 움직여야 한다. 환자 스스로가 움직일 수 없다면 보호자가 환자의 팔과 다리를 움직여 줘야 한다. 이렇게 마비된 팔과 다리를 지속적으로 움직여 줌으로써 경직된 근육을 유연하게 할 수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효과는 회로를 연결한 새로운 뇌세포들에게 운동프로그램을 학습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회로를 연결한 새로운 뇌세포들은 팔과 다리를 조종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전전두엽의 명령대로 능숙하게 운동을 실행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새롭게 회로를 연결한 뇌세포들은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조종법을 시행착오를 하면서 익혀야만 한다. 마치 아기가 처음 걸음마를 배우듯이 말이다.
회로를 새롭게 연결한 뇌세포가 운동학습을 익히기 위해서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걷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려야 한다. 환자가 걸음을 떼어 놓기도 힘이 들 것이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도 뜻대로 안 될 것이다. 왜? 새롭게 연결된 회로의 뇌세포들의 운동실행능력이 서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걷고 손가락을 움직여주면 그럴 때마다 오류신호가 피드백 되어 보정되는 과정이 여러 번 되풀이되면서 걸음걸이가, 또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유연해지고 원활해 진다.
침으로 중풍환자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메커니즘은 '뇌의 가소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 뇌경색으로 팔과 다리로 회로를 연결하고 있었던 대뇌피질의 운동뇌세포들이 죽었기 때문에 회로를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대기 중의 뇌세포들로 하여금 회로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기하고 있던 뇌세포들이 새로운 회로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마비된 팔과 다리에서 강력한 신호가 전해져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침으로 팔과 다리로 향해 있는 신경줄기의 적정한 곳을 자극하여 전기에 감전된 듯한 강력한 침감이 뇌 안의 신호로 보내져 회로를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대기하고 있는 뇌세포들이 감지하게끔 해야 한다. 이렇게 신호를 감지한 대기 상태의 뇌세포들에 의해 새로운 회로가 연결되었으면 환자의 마비된 팔과 다리를 지속적으로 움직여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침술에 의한 중풍환자의 치료 효과는 환자의 증상이 심하지 않을수록, 그리고 나이가 젊을수록. 중풍으로 쓰러진지 오래 되지 않을수록 좋아진다.
침술에 의한 중풍치료는 과학적으로 시술되어야 한다. 특히 신경과학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정확하게 제대로 시술되어야 만이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출처] 우공침술에 의한 중풍(뇌졸중)치료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작성자 우공
'醫學傳問 > 우공 신보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0) | 2018.03.14 |
---|---|
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내를 침(鍼)으로 일으키다 (0) | 2018.03.04 |
미친 사람들 (0) | 2018.03.02 |
뇌과학 이야기: 공부 잘하는 방법 (0) | 2018.01.20 |
한 마디의 말이... (0) | 2018.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