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하지 말라

天上 2022. 9. 10. 05:06

고린도후서6:14

14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귀며
15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상관하며
16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들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와 후서를 통해 고린도교회가 고민하며 씨름하던 여러 문제들에게 대해 기독교적 해답을 제시하였다. 파벌의 문제, 결혼과 이혼의 문제, 소송의 문제, 은사 사용의 문제 등 간단히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다루었다.

 

그 중 고린도후서 6:14절에서는 믿지 않는 자와 함께 멍에를 메는 문제를 다루었다.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 무슨 뜻일까? 불신자와는 결혼하지 말라는 뜻일까? 함께 사업을 운영하지 말라는 뜻일까? 아니면 계나 클럽활동도 같이 하지 말고 학문 연구도 같이 하지 말고, 더 나아가서 그들과는 어떤 종류의 관계도 갖지 말라는 뜻일까?

 

이제는 속세로부터 완전히 떠나서 사막이나 산 속에 들어가서 혼자 “순수하게” 하나님만을 섬기며 살아야 한다는 말일까? 이 정도까지 생각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는 명령 뒤에 나오는 설명이 극명하게 대립적이기 때문이다. 신자와 비신자의 관계는 의와 불법, 빛과 어둠, 그리스도와 벨리알, 성전과 우상의 관계와 같이 상대적이라기보다는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린도후서 6:14절에서 말하는 것이 신자는 불신자와의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의미일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현실에서의 도피를 조장하지 않고 반대로 현실 속에서의 변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17:15절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하셨다.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 제자들이 거룩하게 되는 것은 세상을 떠나는 방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세상 가운데서 악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통해, 더 나아가서 세상 안에서 소금과 빛이 되어 능동적으로 세상을 변혁시키는 방법을 통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바울도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다. “이 말은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하는 자들이나 속여 빼앗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을 도무지 사귀지 말라 하는 것이 아니니 만일 그리하려면 너희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린도전서 5:10절-

 

불신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는 것이 세상 사람들과의 모든 관계를 끊으라는 의미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결혼하지 말라는 의미일까?

 

역사적으로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왜냐하면 멍에를 함께 멘다는 이미지가 둘이서 고된 인생길을 함께 간다는 느낌을 주고 있고, 더 나아가 고린도후서 6:14절의 원문에 사용된 그리스어 단어가 ἑτεροζυγοῦντες(heterozuguntes)인데 이와 동일한 단어가 딱 한 번 레위기 19:19절(그리스어 번역본)에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단어를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어울리지 않는 멍에 메기”(unevenly yoked)가 된다. 레위기 19:19절에서는 이 단어를 한 짐승을 다른 종류와 교배하는 의미로 사용하면서 나중에 고린도후서 6:14절이 결혼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준 것이다.

 

그런데 멍에 메기를 그런 결혼이라는 좁은 의미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 단어가 사용된 레위기 19:19절은 단순히 동물의 혼합교배만 다루지 않고 종이 다른 모든 것들의 연합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네 가축을 다른 종류와 교미시키지 말며 네 밭에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며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입지 말지며.” 또 신명기 22:10절에 보면 “너는 소와 나귀를 겨리하여 갈지 말라”고 했는데, 이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들을 억지로 한 “멍에”에 끼워 맞추지 말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어울리지 않는 멍에를 함께 메는 것은 곧 육적 혹은 영적 “불양립성”(incompatibility)를 의미하는 것이다.

 

믿지 않는 자와 함께 멍에를 메지 말라는 말은 우리가 세상에서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로 살기 위해서는 신앙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어떤 중요한 관계도 피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늘의 가치 대신에 세상의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하는 관계,

-거룩을 명령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면서 세상의 우상을 섬겨야 하는 관계,

-빛 되신 예수님을 버리고 어둠의 일을 해야 하는 관계,

이런 관계는 그것이 무엇이든지 맺어서는 안 된다.

-결혼이든 동업이든 친구 관계이든 상관이 없다.

-신앙의 본질 상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멍에중요한 관계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것이 고린도후서 6:14절의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