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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의 미학(美學)

天上 2017. 8. 6. 17:43

 


늙음의 미학(美學)

『옛날 그집』 시한귀절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아~편안하다
버릴것만 남아있으니
늙으니 이리도 편안한것을~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부음을 몇일 앞두고-』


늙어서 좋고 편한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노년의 아름다움이다.
그것은 편안함이요 인자함이며 품위와 여유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가을의 들판같이 풍성함이며 원숙함이다.
늙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을 상실 하는 것은 아니다.
젊음과 늙음 사이에는 서로 다른 아름다움이 있을 뿐이다.
젊음의 아름다움이 활기차고 진취적인 것이라면

늙음의 아름다움은 성숙하고 완성의 미이다.

노인의 삶을 상실의 삶이다. 노년은 잃어가는 시간들 이다.
이렇게들 말하지만 노인이 되었다고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은 아니다.

노인이 되어서 얻는 것도 있으며 노인이 되었음도 당신만이 누리는 축복이다.

태어나서 부모와 이사회의 보호아래 교육을 받고 나와 가정 그리고

사회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던 지난 시간들은 모두 이 노년을 위한 시간들 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 결에 노인이 되었다면 지금부터는 노인을 위한 시간이어야 한다.
이 시간들은 아주 값비싼 대가이며 귀한 것이다.
아름다운 이 세상에 살았던 기억들을 차곡차곡 정리 하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늙어 가면서 얻어 지는 것도 있다. 그것은 늙어 본 사람 만 이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늙어 본 사람만이 느끼는 늙어서 좋은 점이란 편안함이다.
한 걸음 더 신 앞에 다가 서 있음으로 하나님과의 대화가 자유롭고 진지하다.

없는 것을 탓하지 않으니 물질에 얽매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욕심을 내려놓으니 부족함이 나를 괴롭히지 아니한다.
완고함이 있으되 타인의 처지를 시샘 치 않으니 아무에게도 비굴 하지 아니 하다.

일상의 모든 것도 감사 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또 하나 늙으면서 얻는 것은 자유다. 남녀 간의 내외가 없어진다.
이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많은 벽을 허무는 것이다.
나이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외모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이런 모습들은 여유롭게 늙어가는 편안함의 아름다움 이다.

긴장 흥분 집착이 사라지고 여유 있는 마음이 생긴다.
부끄럼이 없어지는 것을 주책이란 말로 표현되지 않도록 조심하면 그 또한 좋은 것이다.
사람과의 갈등을 저버리니 모든 관계가 가볍고 진정으로 용서 할 수 있다.
타인을 용서 하면 내가 진 짐이 없다. 인간이 인간을 추하게 보는 것은 자기 갈등 때문이다.
자연은 아름답고 인간 또한 귀하게 보인다.

내 앞에 있는 새로운 것들에 호기심을 가지고 살아가면 지나 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은

별로 의미 없어 보인다.

책임과 의무에서의 해방되니 나만의 즐거움도 있다.
시선을 돋우어 세상을 내려다보면 삶을 관조 할 수 있다.
가득 찬 마음의 한 귀퉁이만 비워도 허허 웃음이 절로 난다.
믿음이 있으니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앞날이 두렵지 아니하다.
늙는 것이 바로 인생을 불행하게 하지도 행복을 방해 하지도 안는다.

그 것을 받아들이는 당신의 마음이 불행하게 느낄 뿐이다.

늙는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계절이 바뀌는 것같이 봄은 봄이어서 좋고

여름은 여름대로 좋은 것이다.
늙음의 낙이란 것도 있다.
그 첫째는 여유롭고 한가한 마음으로 인생을 관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을 객관이라는 창 너머로 바라보면 사는 모습들에서 가볍고 무거움이 달라 보인다.
현실을 잘 받아들이고 현실을 즐기는 것이야 말로 늙음의 미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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