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유머

봉이 김선달과 여사공

天上 2017. 12. 7. 08:34

       

    봉이 김선달과 여사공

    
    천하를 주유하던 김선달이 
    어느 날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게 되었는데 , 
    공교롭게도 나룻배를 탄 손님은 자기 혼자뿐이었고, 
    뱃사공은 30대의 여자였다.
    나룻배가 강 한가운데쯤 왔을 때 
    농담을 좋아하는 김선달은 여사공에게 수작을 걸었다.
    
    "여보, 마누라"
    여사공이 노를 젓다 말고 뒤를 돌아보니 
    손님이 자기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지 않은가. 
    분명히 자기를 놀리는 것으로 눈치 채고 ,
    "보아하니 점잖으신 선비 양반 같은데 어째서 
    초면의 나를 보고 마누라라고 하는 게요?" 하고 화를 냈다.  
    그러자 여기에 즉각 
    응수하는 김선달 !
    "여보시오, 내가 당신의 배 위에 올라탔으니까 
    당신이 내 마누라가 아니고 누구란 말이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사공은 
    그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노만 젓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선달은 마음속으로 "내 농담이 너무 지나쳤나?"
    미안해하며 멀쑥해져 다물고 있었다.
    이윽고 나룻배가 강을 다 건너 강가에 닿자 
    김선달은 배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김선달이 몇 발자국 걸었을 때 별안간 
    등 뒤에서 여사공이 외치는 칼날 같은 목소리 !  
    "야, 내 아들놈아! 잘 가거라."
    깜짝 놀란 김선달은 돌아서서 
    여사공에게 삿대질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여보시오 내 나이가 지금 40줄인데, 
    어째서 내가 당신의 아들이란 말이오?"
    그랬더니 여사공도 여기에 질세라 
    맞 삿대질 하면서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야, 이놈아! 네가 지금 내 뱃속에서 나갔으니까 
    내 아들이 아니고 누구란 말이냐?"
    천하에 재치꾼인 김선달도 섣불리 
    수작을 걸었다가 그만 한수 위의 여사공에게 당해 
    밑천도 못 건지고 고개만 떨군 채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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