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의 글들 중에서 방문자들에 의해 꾸준하게 읽혀지고 있는 글이 <허리 통증의 침 치료 원리>이다. 이 글은 허리통증 환자들에게 침으로 자극을 하면 왜 통증이 없어지고 결국에는 통증을 유발시키는 질환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치료되는지를 면역학적인 원리와 신경학적인 원리로 설명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 글을 읽었던 몇몇의 독자분들이 문자로, 혹은 전화로 백혈구들이 침의 자극으로 허리통증을 치료하는 원리에 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싶다며 종종 문의해 오고는 한다.
사실 인체에 대한 침의 자극이 병을 어떻게 낫게 하는지는 침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대한 의문점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내가 침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가졌던 의문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에 나의 블로그를 통해서 침술이 질병을 낫게 하고 통증을 없애주는 원리에 대해서 면역학과 신경학적인 이론으로 수도 없이 설명하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내용을 잘 이해를 못하거나 아니면 이해를 했다 하더라도 침술의 작용 메커니즘에 관한 면역학적이고 신경학적인 이론에 대해서 쉽사리 신뢰를 못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나는 무명의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대학의 교수라는 타이틀이라도 가졌더라면 독자들이 나의 글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이것은 내가 가진 가장 큰 핸디캡으로서 블로그를 통해 정확하고 제대로 된 지식들을 전달하려고 아무리 애써보았자 어떤 사람들에게는 한 평범한 사람이 쓴 나부랭이 글쯤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다. 나는 면역학과 신경과학을 십수년 이상을 아주 깊게 공부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면역학과 신경과학의 전문지식인이며 학자임을 자신있게 내세우고 싶다. 이 말을 굳이 하는 이유는 지금부터 '침술의 면역학적 원리'에 관한 글을 이전보다 좀더 쉽게 쓰려고 하는데 나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가 전제되어야만이 내가 쓴 글에 대해서 신빙성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생물학 분야에서 면역학과 신경과학에 관한 지식이나 이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하다. 면역학은 여러 종류의 조직화된 백혈구들이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전략에 의해 우리 몸 안으로 침투하려는 병원체와 이물질들을 제거하여 질병을 예방하는 것에 관한 학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서 이미 질병이 발생했다면 백혈구들이 어떻게 작동하여 그 질병을 치료하는지를 규명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나는 이 글에서 침술의 자극으로 어떻게 질병이 치료되는지를 백혈구들의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기능은 모두 생략하고 아주 간단하면서도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면역학적 기능의 한 가지만으로 설명할 것이다. 즉 백혈구들의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할 수 있는 기능 하나만으로 설명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이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글을 쓰는 내가 무능한 탓일 것이다.
우리 인체에서 여러 종류의 백혈구들로 이루어진 조직화된 방어시스템을 '면역계'라고 한다.
면역계를 이루는 백혈구들은 선천성 면역계와 후천성 면역계로 형성되어 있다. 선천성 면역계는 인체 안으로 침투하려는 병원체나 이물질 등의 유무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수색하는 역할을 맡은 백혈구들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 안으로 침투하려는 병원체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선천성 면역계를 이루는 백혈구들은 우리 몸 안에서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기란 나의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조직들을 말하며, 비자기란 내 몸의 조직이 아닌 이물질들과 병원체 그리고 다른 조직들을 말한다. 나의 조직인 신장이 망가져 다른 사람의 조직인 신장을 이식한다면 이 신장에 대해서 내 몸의 백혈구들이 비자기로 인식하여 없애려고 한다. 그러므로 장기이식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천성 면역계가 병원체와 이물질 등을 인식하여 이들을 제거하기 시작하면서 후천성 면역계에 신호를 보내 병원체를 완벽하게 제거하려는 총체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후천성 면역계를 이루는 백혈구(림프구들)들은 선천성 면역이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는 비활성 상태, 즉 잠을 자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선천성 면역계는 늘 활성화된 상태에서 외부로부터 몸 안으로 침투하려는 비자기(병원체와 이물질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감시를 한다.
이렇듯이 선천성 면역계를 이루는 백혈구들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이런 능력은 백혈구들의 발생단계에서부터 철저한 훈련에 의해 부여받게 된다. 만약에 선천성 면역계를 이루는 백혈구들이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할 수 없게 되면 그들은 우리 몸에서 심각한 재앙이 될 수 있다. 즉 백혈구들이 내 몸을 이루고 있는 조직을 공격하여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간이라는 장기에서 일어나면 백혈구들이 간을 끊임없이 공격하여 내 몸의 간을 망가뜨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백혈구들은 발생 단계에서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철저하게 훈련을 받는 것이다. 훈련 과정에서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할 수 없는 백혈구들은 모두 도태되어야 한다. 여기서 후천성 면역계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겠다. 다만 선천성 면역계의 신호가 있어야만이 후천성 면역계가 작동을 하고 선천성 면역계가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는 병원체들을 후천성 면역계가 활성화되어 완전하게 해결하는 터미네이터 역할를 가진 백혈구들이라는 것만 알아두자. 다시 말하지만, 이 글에서의 핵심은 선천성 면역계의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는 기능이다. 지금부터는 이 기능을 침술과 연결하여 백혈구들과 침술의 관계, 즉 침술이 질병을 고치는 이치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허리 통증이라는 질병을 예를 들어서 설명할 것이다.
허리 통증은 대부분이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의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이다.
이를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한다. 추간판은 바르지 못한 자세가 오래 유지되었을 때, 또는 허리를 다쳤을 때 손상이 되며 이 손상된 부분으로
뇌가 통증신호를 보내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허리 통증이다.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은 섬유조직으로 말랑말랑한 젤리와 비슷하다.
이게 망가져서 통증이 생기는 것인데 이 망가진 추간판을 치료할 수 있는 주체가 백혈구들이다.
인간은 손상된 조직으로 인해 발생한 어떠한 질병도 인위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 자그마한 가시에 긁힌 손등의 상처조차도 인간은 아물게 할 수 없다. 백혈구들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리가 질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백혈구들이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이물질이나 병원체를 방어하여 질병에 걸리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병원체의 침투를 방어하는 데 실패하여 질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결국은 그 질병을 치료해주는 주체는 백혈구들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백혈구들로 구성된 면역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건강관리를 잘해야만 한다.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이 망가진 것을 백혈구들이 몰려들어 원래대로 복구를 하여 치료가 되기까지는 망가진 정도에 따라 치료기간이 짧게 또는 길게 이어질 수 있다. 결국은 망가진 추간판은 백혈구들이 치료를 하므로 인간들이, 즉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단지 사고로 인하여 백혈구들이 복구하기에는 그 손상 정도가 너무 심할 경우에는 백혈구들이 복구할 수 있을 정도로 조치해주는 것이 의사가 하는 일이다. 이런 것을 수술이라고 하며 이럴 때 의사들의 손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양식이 없는 의사들은 추간판의 손상 정도가 작든 크든 간에 무조건 수술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어떻든 추간판의 손상은 우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결국은 백혈구들이 원상태로 복구해 놓는다는 사실을 알자.
그런데 침으로 손상된 추간판 부위로 찔러 넣어 자극을 해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손상된 추간판이 빠르게 치료가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손상된 부위로 침을 찔러 넣으면 그곳에 있던 백혈구들이 침을 이물질로 인식을 한다.
즉 비자기로 인식을 한다. 뿐만 아니라 침끝이나 침체에는 각종 병원체가 묻어서 들어가기 때문에 이들 병원체를 보고 백혈구들이 절대 방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침이라는 거대한 이물질과 침체에 묻어 들어간 병원체들을 선천성 면역계를 이루는 백혈구들이 인식하여 제거작전을 벌이면서 잠자고 있는 후천성 면역계를 깨워 병원체의 완벽한 제거와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기 위한 총체적인 면역반응을 유발시킨다.
원래는 침으로 자극하지 않더라도 백혈구들이 망가진 추간판으로 몰려들어 복구를 하고 있을 것이나 이 부위에 침을 찔러 자극을 하게 되면 또다른 백혈구들이 활성화되어 이미 존재하고 있던 백혈구들과 합세하여 망가진 추간판을 복구하게 되며 이럼으로써 백혈구들에 의한 치료기간이 확 줄어드는 것이다. 가령, 추간판의 손상으로 가만히 내버려두면 6개월이 지나야 백혈구들에 의한 치료가 완료될 것이나 침으로 자극하면 1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번 추간판이 손상되면 6개월이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이다. 손상된 추간판은 주로 야간의 잠을 자는 동안에 백혈구들에 의해서 복구가 진행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주간에 활동하면서 허리를 마구 움직이게 되고 그럼으로써 밤사이 백혈구들이 복구해 놓은 부분이 다시 손상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허리의 통증이 오래 가는 것이다. 허리 통증 환자는 침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허리를 조심스럽게 움직이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면 빠른 기간 내에 손상된 추간판이 완전하게 복구가 되고 통증도 없어지게 된다.
추간판 손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앞에서 뇌가 그 부위로 통증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뇌가 손상된 추간판 부위로 통증신호를 보내 통증을 유발시키는 이유는 허리 부위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허리가 아프지 않으면 마음대로 허리를 움직일 수 있지만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는 백혈구들은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 활성화가 된다.
몸을 움직이면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이 호르몬에 의해 백혈구들은 억제가 된다. 때문에 뇌는 손상된 추간판 부위로 통증을 유발시켜 허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야 그곳에서 백혈구들이 활성화되어 손상된 추간판을 치료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뇌가 일으키는 통증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뇌가 추간판 부위로 보내는 통증을 침의 자극으로 차단시킬 수 있다.
즉 손상된 추간판 부위에 침을 찔러 자극하면 그 흥분 신호가 척수 안으로 전해져 그곳에서 뇌가 보내는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 통증을 차단시킬 수 있는 장치는 척수라는 중추신경계에 있다.
침의 자극은 결국 척수 안의 통증 차단장치를 켜게 하여 뇌가 보내는 통증을 차단하는 것이다.
정리를 하자면, 손상된 추간판 부위로 침을 찔러 넣어 자극을 하면, 한편으로는 백혈구들을 활성화시켜 손상된 조직의 빠른 치료를 촉진시키며 또 한편으로는 척수 안의 통증 차단장치를 작동시켜 통증을 없애는 것이다. 침술이 손상된 조직에서 이와 같이 작용한 결과 허리디스크라는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통증을 없앨 수 있다.
그래서 허리 디스크를 침으로 치료할 때 경락이니 경혈 따위를 무시하는 것이다. 오로지 손상된 부위에서의 통증유발점(trigger point)을 정확하게 찾아 자극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뇌가 일으키는 통증 유발점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손상된 조직의 부위에는 여러 개의 통증처가 있는데 이중에서 뇌가 유발시키는 통증처를 정확하게 찾아 자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침을 찔러 넣어 자극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전통방식으로 자극하면 매우 고통스럽다. 그래서 내가 개발한 TLS 침법은 고통스럽지 않게 자극하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어깨의 통증이 되었든 허리의 통증이든, 또는 다른 부위의 어떤 통증이든 통증유발점을 정확하게 찾는 방법과 그곳에 침을 찔러 세심하고 정교하게 자극하는 방법만 익히면 침술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옛날 사람들의 침법이 현재의 침술인들보다 효과가 뛰어났던 이유는 침을 찔러서 자극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대부분이 자극을 하지 않고 단순히 꽂아놓기만 한다. 내가 자주하는 말이지만, 옛날 사람들은 침술의 자극 효과를 지금의 면역학적이고 신경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으나 인체의 적정한 부위에 침을 찔러서 자극을 하면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오랜 경혐을 통해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침술은 전통적인 경락이론이나 경혈이론처럼 결코 혼란스럽고 막연한 침법이 아니다. 따라서 침술 배우기는 침 찌르는 자리인 경혈을 열심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통증유발점을 찾아 그곳에 자극하는 테크닉을 터득하면 되는 것이다.
[출처] 침술의 면역학적 원리|작성자 우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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