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學傳問/우공 신보선

두 한의사의 이야기

天上 2020. 6. 3. 09:17

두 한의사의 이야기

작년 가을, 지방의 어느 한의사가 나에게 우공침술을 배웠었다. 그리고 얼마 있지않아 나에게 배운 침술이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듯이 전화로 알려 왔다. 침술도 다른 의술처럼 완벽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다른 침술에 비해 우공침술은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그 한의사가 나에게서 배운대로가 아닌 무엇인가를 잘못하고 있음이 분명했다.전화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한계를 느꼈지만 TLS 침법에 관한 정확한 조작법을 조목조목 일러주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서 그 한의사가 전화를 하여 한다는 말이, 환자들에게 TLS 침법으로 시술을 하면 너무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이 아닌가? 그 한의사는 나에게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에게 수업료 내고 배운 침술에 대해서 내심 후회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이럴 때면 나는 황망스럽고 속이 상한다.

 

TLS 침법은 전통침술의 고통스러운 행침법을 고통스럽지 않게 자극하는 방법으로 개선시킨 것이다. 따라서 TLS 침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극을 위해 행침하는 것이며, 행침할 때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의 자극을 위한 행침 방식은 너무 거칠었기 때문에 환자들이 침을 맞을 때 비장한 각오를 해야만 했었다. 이러한 커다란 단점 때문에 언젠가부터 침쟁이들이 옛 사람들이 했던 행침법을 기피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전통적인 행침법의 맥락이 이어지질 않아 효과도 없는 형편없는 침술로 쇠퇴하고 말았는지도 모른다. 그 이전에 일본이 우리 나라를 강점하면서 일본인들은 여러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근대화작업과 혁신작업을 진행했었다. 침술도 그 중의 한 분야로서 일본의 방식대로 혁신시킨 결과 오늘날 한의사들이나 침쟁이들이 놓는 엉터리의 침술로 전락되고 말았던 것이다.

 

옛사람들의 전통방식의 침법은 반드시 자극을 위한 행침법이 필수불가결의 원칙이었는데 어수선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런 원칙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침술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침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이유는 신경과학과 면역학적인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 방식의 행침법은 너무 고통스럽다는 단점 때문에 요즘의 환자들에게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가 않다. 그래서 행침법에 의한 치료 효과의 장점은 최대화하면서 행침법에 따른 고통의 단점을 최소화하여 개발된 혁신적인 자극법이 TLS 침법이다.

TLS 침법의 행침법으로 자극을 하기 위해서는 아주 정교하고 세심한 테크닉을 익혀야 한다. 대개 나에게 침술을 배우러 오는 수강생들은 새로운 기법을 알기 위해 신경을 쓰느라 손으로 정교한 테크닉을 익히는 데는 소홀히 한다. TLS 침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환자에게 고통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자극의 기술이기 때문에 침으로 자극하는 테크닉이 서툴면 환자가 고통스러워지는 것이다. 마치 운전이 서툴면 함께 동승한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앞서 이야기 했던 한의사는 행침법의 테크닉에 어떤 식으로든 서툰 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가 침을 맞을 때 고통스러워 하는 것이다. 그 한의사의 어떤 부분이 서툰지에 대해서는 그가 환자에게 시술하는 모습을 내가 직접 보아야만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내가 그들의 한의원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 꺼려 한다. 앞의 한의사도 그 중의 한 사람에 속했다. 나는 그 한의사가 나에게 침술을 배운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우공침술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듯해서 보통 찜찜한 게 아니었다. 그리고 그 한의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꼭 알고 싶었다.

나는 그 한의사로부터 전화가 올 때마다 그가 시술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잘못된 부분을 지도해주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는 했다. 결국 그 한의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으로 나를 부르게 되었다. 그 한의사가 환자들에게 시술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 보니 내가 가르친대로 하지 않는 부분이 한두 건이 아니었다. 나는 잘못된 부분들을 일일이 교정해 주었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 왔다. 며칠 후 그 한의사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그동안 나에게 배운 침술을 잘못 활용하고 있었음을 시인했다. 또 며칠이 지나서 전화가 오기를, 이제는 환자들이 고통스러워 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치료효과가 즉시 나타나서 신기해서 죽을 지경이라는 말을 남겼다. 까칠하게만 여겨졌던 그 한의사의 목소리가 그 날은 아주 유쾌하고 명랑하게 들렸다.

 

4년 전, 나에게 우공침술을 배웠던 또 다른 한의사의 이야기이다. 이 한의사는 다른 한의사들과는 달리 이른바 재야의 침술인들에 대한 반감 같은 것이 없었다. 그는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 후 개인사업을 하여 큰 돈을 벌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자기가 사는 방식에 회의를 느껴 하던 사업을 집어치우고 중이 되기 위해 절로 들어갔다. 그 한의사가 들어간 절에 마침 침을 놓을 줄 아는 스님이 있어 그 스님으로부터 침술을 배웠다. 그는 침술을 배운 후 절을 찾는 몸이 불편한 신도들을 상대로 침을 놓는 봉사를 하면서 자기가 살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한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고 있는 도시의 한 대학의 한의과에 진학하여 한의사가 된 것이었다.

한의사가 된 후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어느 스님으로부터 배운 침술로 많은 환자들을 치료했으나 종종 자신의 침술로 해결되지 않는 환자들 때문에 갑갑한 마음이 들고는 했다. 그런 던 중에 블로그를 통해서 나를 알게 되어 나로부터 우공침술을 배웠던 것이다.

 

이 한의사는 그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나로부터 우공침술을 배웠다. 침술을 배운 후 그 한의사는 최근까지 꾸준하게 연락을 주고는 했다. 나에게 배운 침술로 한의사로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환자들이 많이 늘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환자들에게 침을 놓는 과정에서 생기는 미심쩍은 일들에 대해 문의하고는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그 한의사와 통화를 하다가 그가 우공침술에 대한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배운 우공침술이 환자에게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은 확실하나 환자들이 침을 맞을 때마다 몹시 아파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문제를 왜 이제야 이야기 하느냐고 물었더니 침을 가지고 기계적으로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만 여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 이런... 4년 전에 이 한의사에게 침술을 가르칠 때 우공침술의 TLS 침법은 침으로 자극할 때 환자들의 고통을 최소화시켜 편안하게 침을 맞을 수 있도록 고안이 된 침술이라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도대체 이렇게 중요한 사항을 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지... 할 말을 잊게 했다.

 

나는 그가 있는 지방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로부터 침으로 자극하는 방법을 설명도 듣고 환자들에게 시술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 한의사는 중요한 두 가지의 테크닉을 잘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환자들이 없는 틈을 이용해 그를 침상에 앉혀 어깨 부위에서 TLS 침법으로 시술하는 테크닉을 시연해 보였고, 그를 엎드리게 하여 허리와 엉덩이에서 정확한 TLS 침법의 조작법을 보여 주었다. 이어서 역할을 바꾸어 그가 나에게 침을 놓게 했다. 그제서야 그 한의사는 "유레카!"를 연발하며 놀라워 했다. 그 한의사는 자기를 찾는 환자들로부터 치료를 잘해준다고 인정은 받고는 있었으나 침 맞을 때 너무 아프다는 걸 불만스러워 했다는 것이다.

 

그 한의사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고통이 없는 TLS 침법의 새로운 테크닉을 알게 돼 그 기쁨으로 그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 동안에 허리통증 환자가 찾아왔다. 그는 내가 알려준 방식대로 허리통증 환자를 치료했다. 치료 받은 환자는 어느 학교의 운동부 감독이라고 한의사에게 소개하면서 자기 제자들이 그 한의사에게 침을 맞고 좋아졌다는 말을 한 후, 제자들을 치료해 주신 한의사 선생님을 꼭 뵙고 싶어하던 중에 공교롭게도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제자들의 소개를 받고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한의원을 찾았던 감독이라는 사람은 한의원을 들어설 때까지만 하더라도 허리의 통증이 격심했었는데 한의사로부터 TLS 의 침법으로 시술을 받은 후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며 제자들 말대로 대단하다는 말을 남기고는 한의원을 나서는 모습을 나는 지켜 보았다.

 

※ 이 글은 두 한의사의 양해를 구해 실명과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거론하지 않는 조건으로 쓴 것이다.(2017년 5월 17일 작성한 글)

[출처] 두 한의사 이야기|작성자 우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