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의 기본은 '깨끗한 혈액' 관리다. 깨끗한 혈액은 콜레스테롤과 관련이 깊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9월 4일을 '콜레스테롤의 날'로 정한 것도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다.
지방 성분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속의 세포막, 신경세포, 근육 등을 구성하고 호르몬의 원료인 동시에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등 신체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므로 적절한 양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동안 콜레스테롤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미국 보건부 산하 '다이어트 가이드라인 자문위원회(DGAC)'는 지난해 2월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은 음식에 대한 경고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들어 콜레스테롤이 약간 높은 사람이 오래 산다는 연구 논문도 많이 발표됐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이 몸안에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위험하다.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피가 기름지고 혈관 내에 찌꺼기가 잘 끼는 고지혈증이 생기면 비만, 당뇨, 동맥경화 등을 초래한다"며 "동맥경화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콜레스테롤에는 HDL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이 있다. HDL은 혈액 및 조직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동맥경화를 예방해주는 역할을 하고, LDL은 동맥경화증을 촉진해 심장병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콜레스테롤이다. 따라서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은 모두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 얻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많은 양이 체내에서 합성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식사로 대략 20~30%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며, 체내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70~80%가 만들어진다. 콜레스테롤은 성인 체내에 약 100~150g이 분포돼 있으며, 뇌에 약 25%, 전신 근육에 약 25%, 혈액 중에 약 10% 존재하며 나머지는 여러 장기에 고루 분산돼 있다.
최기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당장 건강에 위험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콜레스테롤은 HDL이 낮은 것보다 LDL이 높은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정상 범위는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미만인 경우를 말하지만 이보다 높은 240㎎/㎗ 이상이라면 고지혈증 판정을 내린다. 고지혈증이란 체내에 지방질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를 말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고지혈증 환자는 148만명으로 2010년 103만명보다 약 1.4배나 늘었다. 고지혈증을 방치하면 죽상동맥경화증으로 발전한다.
보통 혈중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10% 높아지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증가하고, 심근경색 및 관상동맥증 관련 발작 발생률은 17%, 23%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준 명지성모병원 뇌혈관센터 실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콜레스테롤이 혈관 속에 쌓여 생긴 고지혈증을 방치할 경우 혈관벽을 두껍게 만드는 '죽종'이 형성되어 죽상동맥경화증으로 발전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첫째,
동물성 지방과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여야 한다.
삼겹살을 비롯한 육류와 버터,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대표적인 음식이다.
밀가루 음식과 사탕, 초콜릿과 같은 단순 당류는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는 게 좋다.
둘째,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운동은 우리에게 유익한 HDL콜레스테롤을 높여주기 때문에 산책, 달리기, 수영, 자전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셋째, 금연해야 한다. 흡연은 해로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혈관 탄력을 저하시키고 혈액 점도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중년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 감소로 인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등할 수 있기 때문에 체형과 식습관에 관계없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꾸준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