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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속의 '毒' 수퍼 푸드 퀴노아로 없앤다

天上 2018. 2. 21. 14:05
혈액 속의 '毒' 수퍼 푸드 퀴노아로 없앤다김세영 기자         

퀴노아 속 천연 해독제 '베타인'
혈관 속 유해 물질 없애 치매 예방에 도움
쌀보다 크기는 작지만 칼슘은 7배
식이섬유 풍부·포만감 높아 체중 조절 적합

/조선일보DB
지난 2013년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정한 '세계 퀴노아의 해(International Year of Quinoa)'였다. 퀴노아는 남아메리카에서 주로 재배되는 곡물이다. 낱알이 쌀보다 작지만, 영양소는 더 많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퀴노아는 영양이 풍부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재배할 수 있어 빈곤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퀴노아의 영양학적,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현재 퀴노아는 많은 선진국에서 '수퍼 곡물'로 불리며 다양하게 연구, 활용되고 있다.

◇퀴노아, 필수 영양소 고루 함유한 '수퍼 푸드'

퀴노아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에서 기원전 5000년경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양한 기후에 잘 적응하는 강한 생명력으로 해발 4000m가 넘는 척박한 환경을 견뎌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 자리한 잉카 제국에서 주요 식량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엔 다수 연구를 통해 퀴노아가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했다는 사실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퀴노아에는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단백질·지질·비타민·무기질을 비롯해 총 58종의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칼륨·비타민E·라신이 많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도움될 수 있다. 쌀보다 단백질은 2배, 칼륨은 6배, 칼슘은 7배, 철은 20배 함유돼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글루텐이 들어 있지 않고 소화하기도 쉽다. 나트륨도 거의 없어 고혈압 환자도 즐길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이 높으므로 체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나 고지혈증 환자에게도 좋다.

현재 세계 여러 기관과 업체도 퀴노아를 주목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인 식량으로 퀴노아를 연구해왔고, 유엔(UN)은 세계 기아를 해결할 영양 식품으로 퀴노아를 소개했다. 유기농 식품 전문 유통업체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2017년 인기 식품'으로 퀴노아를 선정했다.

◇퀴노아 속 베타인, 심혈관질환·치매 예방

퀴노아 속 영양소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물질은 '베타인'이다. 베타인은 혈관 속 유해 물질을 없애는 '천연 해독제'다. 퀴노아는 미 농무부(USDA)에 등재된 전체 식품 2040여 개 중 베타인 함량이 가장 많다.

베타인은 '혈액 독(毒)'이라 불리는 호모시스테인 축적을 억제한다. 호모시스테인은 메티오닌이라는 아미노산이 인체 조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혈액에 남은 중간물질이다.

이 물질은 점성이 강해 중성지방 등과 뭉쳐 심장과 뇌로 가는 주요 혈관을 막는다. 그 결과 동맥경화와 같은 심뇌혈관질환, 뇌 기능 저하로 인한 기억력 감퇴와 치매 등을 일으킬 수 있다. 2002년 임상역학저널(Journal of Clinical Epidemiology)에 따르면, 혈액 속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고(高)호모시스테인혈증 환자는 정상인보다 고혈압 발병 위험률이 2.5배, 말초동맥질환이 6.8배 높았다.

베타인은 호모시스테인이 인체 구성 조직으로 전환되도록 도와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베타인은 근육량을 늘리고 기억력 및 간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양·빨강·검정…취향대로 골라 먹는다

퀴노아는 하양·빨강·검정 등 색깔별로 맛과 식감이 다르다. 가장 널리 쓰이는 품종은 하얀 퀴노아(화이트 퀴노아)다. 현미 등 잡곡보다 부드럽고 담백하다. 쌀에 섞어 밥을 하거나 죽을 쑤는 것 외에도 다양한 레시피에 활용한다. 붉은 퀴노아(레드 퀴노아)는 씹을 때 쫄깃한 탄력감을 느낄 수 있다. 익혀도 모양이 뭉개지지 않아 샐러드와 같은 요리에도 활용한다. 검은 퀴노아(블랙 퀴노아)는 감촉이 거칠어 씹는 재미가 있고 달콤하다.

퀴노아를 흰 쌀에 섞어 밥을 지으면, 식이섬유·엽산·콜린 ·베타인·망간·셀레늄 등 영양소를 보강할 수 있다. 흰쌀과 섞어 밥을 지을 땐 4인분 기준으로 퀴노아를 두 스푼(30g) 넣으면 된다. 쌀과 퀴노아는 따로 씻는 게 좋다. 쌀과 퀴노아를 함께 씻으면 퀴노아가 가벼워 물에 떠내려갈 수 있다. 다만 시중에 볶은 상태로 판매하는 퀴노아의 경우 고열로 볶는 과정에서 영양 성분이 파괴됐을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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