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科別/불면증

우울증에서 ‘자살 생각’ 이 생기는 원인 규명

天上 2019. 8. 15. 20:12

우울증에서 ‘자살 생각’ 이 생기는 원인 규명

전홍진 교수

삼성서울병원
전홍진전홍진 교수팀, 美 정신의학회지(Translational Psychiatry) 최근호 게재
- 우울증에서 전두엽-변연계 연결성 저하로 인해서 자살 생각이 발생
- 전두엽과 변연계 기능 모두 저하 / 분노, 화, 불안,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변연계 흥분
- 전두엽-변연계 연결성 저하가 있는 경우 변연계에서 발생한 흥분을 전두엽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오히려 ‘곧은이랑’이 활성화, 충동성이 더욱 증가해 자살생각 이어져
- 치료받지 않은 만성 우울증이나 어린시절 학대를 경험한 경우에 뇌유래신경영양인자 (BDNF)의 분비가 만성적으로 저하되고 전두엽-변연계 연결성에 문제 생길 수 있어
- 우울증 조기에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선별, 관리 시스템 필요 / 자살예방에도 도움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중에서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 일부 심한 경우에는 자살시도를 하기도 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지’ 에 대해서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우울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 자살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호전될 때 오히려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전홍진 교수가 주관 연구책임자로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성준경 교수,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정신건강의학과 우울증임상연구센터 모리죠 파바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의 일반연구자지원사업으로 2011년부터 5년간 [자살 생각이 있는 우울증과 없는 우울증 환자에서 뇌 영상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우울증에서는 전체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되는데 특히, 뇌 전두엽 및 변연계의 기능에 저하가 발생한다. 전두엽 이마 쪽에 위치해서 판단, 사고, 계획, 억제 등을 하는 고차원적인 뇌 기능을 하는 곳이고 변연계뇌 심부에 위치해서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충동, 수면과 섭식, 기억을 관장하는 곳이다. 우울증이 오면 전두엽 기능 저하로 인해 기분이 우울해지고 의욕이 떨어지고 집중력에 지장이 온다. 변연계 기능 저하로 불면증, 식욕저하, 감정 기복 등이 발생한다. 학교나 직장에 가도 제대로 된 기능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대인관계의 의욕마저 저하된다.
 
우울증 환자의 전두엽과 변연계 기능의 저하
그림. 1. 우울증 환자의 전두엽과 변연계 기능의 저하
 

이번 연구에서는 자살 생각이 발생하면 뇌기능의 변화가 발생하는데 뇌 심부에 위치한 변연계가 흥분된다는 것을 기능적 MRI를 통해 밝혔다. 변연계는 분노, 화, 불안 등의 증상이 있을 때 흥분되며, 과거의 트라우마가 회상 될 때도 흥분이 된다. 이에 비해서 우울증으로 인한 전두엽의 기능저하는 회복되지 않은 상태가 되어 전두엽이 변연계를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술을 과량 마셨을 때 전두엽 기능저하가 되어 충동이 증가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자살 생각이 있는 우울증 환자에서 변연계의 활성화
그림. 2. 자살 생각이 있는 우울증 환자에서 변연계의 활성화
 

이번 연구에서는 뇌 백질의 연결성을 볼 수 있는 확산텐서영상을 통해서 우울증에서 전두엽-변연계 간의 연결이 줄어들수록 자살 생각이 더 증가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또한, 두 영역간의 연결성의 감소는 충동성의 증가와 일을 순차적으로 계획해서 실행하는 실행 기능의 저하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 있는 우울증 환자에서 전두엽(노란색), 변연계(갈색) 간의 백질 연결(붉은 색 선)의 저하(연구결과)
그림 3. 자살 생각이 있는 우울증 환자에서 전두엽(노란색), 변연계(갈색) 간의 백질 연결(붉은 색 선)의 저하(연구결과)
 

이로 인해 뇌의 전두엽 아래쪽에 있는 곧은이랑(gyrus rectus)활성화되는데 기존 연구에 의하면 이 부위의 손상이 충동조절장애와 관련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충동성이 생기고 이로 인해 자살생각이 발생할 수 있다.
 
우울증 환자에서 자살 생각의 발생 기전
그림. 4. 우울증 환자에서 자살 생각의 발생 기전
 

우울증이 발생하면 뇌신경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가 저하되는데 이로 인해 뇌 신경의 연결성이 저하될 수 있다. 우울증이 만성화되고 치료 받지 않으면 전두엽-변연계 연결성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자살 생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전에 전 교수 팀에서 어린시절 학대를 경험한 경우에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의 분비가 만성적으로 저하된다고 보고하였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 알코올, 약물 오남용, 분노감, 화병 등으로 인해서도 우울증이 발생하고 자살 생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전홍진전홍진 교수는 “우울증을 조기에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선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는 우울증만이 아니라 자살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美 정신의학회誌 (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