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科別/불면증

불면증 스트레스 날려 보내는 토란죽

天上 2019. 8. 17. 08:40

불면증 스트레스 날려 보내는 토란죽

토란(土卵)은 흙에서 나는 달걀이라는 뜻이다. 옛날 사람들은 토란의 맛을 좋아했다.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식도락가 허균은 토란을 예찬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송나라의 문장가 소동파의 글을 인용하여 하늘나라의 수타라는 음식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땅에서는 토란보다 맛있는 음식이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소동파는 음식과 의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중국 제일의 문장가다. 그는 토란으로 만든 옥삼갱이라는 음식이 용의 침으로 만들었다는 용연보다 향기가 좋고, 맛과 빛깔은 수타에 뒤지지 않으며 수양제가 먹고 감탄했다는 송강의 농어회보다 낫다고 하였다.

토란은 훌륭한 구황식품이 될 수 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토란으로 벽돌을 만들어 흉년을 이기다 

옛날, 어느 절간에 이상한 중이 살고 있었는데 해마다 정성을 기울여 토란을 심어 많은 양을 수확했다. 그는 거두어들인 토란을 절구에 찧어서 벽돌을 만들어 담을 쌓았다.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이상한 중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그런데 어느 해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많이 굶어 죽었다. 그러나 이 절에 살던 마흔 명이 넘는 중들은 토란으로 만든 벽돌로 죽을 끓여 먹고 굶주림을 면할 수 있었다. 그때서야 사람들은 그 중이 예사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토란은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로 인도를 거쳐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퍼졌다.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고려 때 이규보가 지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시골에서 토란국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고려 이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보인다.

토란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전분의 입자가 작아서 소화가 잘 된다. 성질이 평하며 위와 장을 편안하게 하는 효력이 있다. 날것으로 먹으면 독이 있지만 익혀 먹으면 독이 없고 기력을 늘리는데 아주 좋다.

옛날부터 토란은 기운을 돋구는 식량과 구황식품으로 이름이 높았다. <명의별록>에는 토란은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근육과 피부를 충실하게 하며 장과 위를 미끄럽게 해 준다고 하였다. <본초습유(本草拾遺)>에는 위를 열고 막혔던 장을 통하게 한다. 토란을 익혀서 먹으면 파혈 작용이 있어서 부인들이 아이를 낳고 나서 어혈을 푸는 데 좋다. 또 토란즙은 피나는 것을 멎게 하고 갈증을 없애 준다고 적혔다.

현대 의학에서도 토란은 종기를 삭이고 독을 푸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구창(口瘡)을 치료하며 화상, 외상으로 인한 출혈, 임파선결핵, 유선염, 우피선 등에 높은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토란에는 사포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피부에 접촉되면 자극이 심하고 가려움증이 생긴다. 그러나 열로 익히면 독성이 없어진다.


토란은 벌, 개미 뱀독을 푼다

토란 줄기는 벌이나 개미, 뱀 같은 독충의 독을 중화하여 없애는 효능이 있다. 송나라 때의 문학가 심괄(沈括)이 지은 <몽계필담(夢溪筆談)>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유이(劉易)라고 하는 한 처사가 왕옥산에서 은거할 때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있던 거미 한 마리가 벌한테 쏘이는 것을 보았다. 벌에 쏘인 거미는 아파 어쩔 수 없어 하는 것 같더니 땅에 떨어졌다. 거미는 엉금 엉금 풀밭으로 기어들어 갔다. 거미는 토란 줄기를 찾아 입으로 깨물어 벌에 쏘인 곳을 문질러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미는 통증이 사라졌는지 기운을 차리고 처마로 기어 올라갔다. 유이는 벌에 쏘인 것을 치료하는 방법을 거미한테 배웠다.”

토란에는 멜라토닌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잠을 잘 자게 하고 악몽을 꾸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멜라토닌은 뇌 한 가운데 있는 솔방울샘에서 만들어내는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빛이 눈을 통해 들어오면 분비를 멈추고, 밤이 되거나 달빛이나 별빛이 눈을 통해 들어오면 분비되기 시작한다.

멜라토닌은 잠을 잘 시간과 깰 시간을 알려주는 작용을 한다. 사람의 수면 시간과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시간은 대체로 일치한다. 멜라토닌은 사춘기 무렵에 그 분비량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그 뒤부터 차츰 줄어들어 노년기에는 아주 작은 양만 분비한다. 멜라토닌은 노화를 막고 뼈의 성장을 촉진시키며 신체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작용이 있다.

토란죽은 여성과 어린이들한테 아주 좋은 식품이다. 아이들이 토란죽을 자주 먹으면 지능이 높아지고 소화기능이 좋아지며 키가 잘 자라고 잠을 잘 자게 된다. 그리고 여성들의 몸무게를 줄이고 변비를 없애며 긴장을 완하하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토란죽을 끓이기는 쉽다. 토란을 껍질을 벗기고 약한 불로 은은하게 푹 삶은 다음 절구로 으깨서 물을 넉넉하게 붓고 약한 불로 오래 끓이면 된다. 조선 간장에 깨소금, 실파, 실고추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 두었다가 간을 맞추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