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學傳問/약초학교 최진규

내 고질병을 말하다

天上 2018. 12. 23. 08:53

내 고질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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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일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돈을 버는 일이다. 산에 가서 약초를 캐고 의학을 연구하며 온 세상을 좁다고 여기고 구경하며 돌아다니는 일은 잘 하는데 이런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돈이 생기지 않는다.

부모님한테 유산을 10원도 물려받지 않았지만 그래도 젊었을 때에는 제법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좋은 약재를 보면 아무리 비싸도 사 모아서 갖고 있어야 하고 아픈 사람을 보면 고쳐 주고 싶어서 못 견디는 성질 때문에 그 많던 돈이 물 새듯 다 빠져나가 버렸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한심하고 처량한 신세가 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좋은 약을 연구하고 개발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야 한다. 돈이 생기기만 하면 약을 연구해서 만들고 그렇게 해서 만든 약으로 아픈 사람들을 고쳐 주는데 다 써 버렸다. 처자식(妻子息)들이 굶든지 말든지 지붕에 비가 새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정해 놓은 이상(理想)만 따라가는 못된 성질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누구든지 이상세계를 따라가면 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만 추구하다 보면 굶기를 밥 먹듯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어려서부터 헌책방이든 새 책방이든 책방을 뻔질나게 돌아다녔다. 그렇게 해서 모은 책이 25천 권이 넘는다. 그런데 10년 전까지는 밤을 새워 가면서 책을 열심히 읽었지만 지금은 한 줄도 읽지 않는다.

지금은 내가 갖고 있는 책들이 가장 큰 애물단지다. 15년쯤 전에 서울에서 지리산 골짜기로 이사를 할 때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는 처남이 책만 트럭으로 10번을 실어 날라야 했다.


요즘 세상에는 책이 필요 없다. 모든 것이 인터넷 속에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나한테 필요한 지식은 인터넷에 없다.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을 나도 아는 것이 나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아무도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모르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이 세상에서 아무도 고칠 수 없는 병을 고쳐야 한다. 그러나 세상에 있는 어떤 책에서도 아무도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지 않고 아무도 고칠 수 없는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나는 사진을 찍는 좋아하여 한 대에 수백 만 원이나 수천만 원씩 하는 세계에서 제일 비싼 사진기를 10대 넘게 갖고 있었다. 슬라이드 필름 값으로도 수 억 원을 썼고 사진기를 메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는 데에도 수 억 원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 아날로그 시대가 가고 디지털 세상이 되니까 그 비싼 사진기들을 비롯하여 10만 컷이넘는 되는 슬라이드 사진들도 모두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의학을 연구하고 환자를 치료하며 약재에 호기심이 많다 보니 지구상에서 제일 귀하고 비싸며 좋은 약재는 모두 다 사서 모았다. 사향, 우황, 웅담, 침향 같은 약재를 사고 희귀한 약초를 캐서 모으는 데 들어간 돈도 수백 억 원은 될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여 이 나라의 산천을 속속들이 찾아다닌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의 100여 개 나라의 다른 사람들이 엄두를 못 내는 오지들을 내 집 안방 드나들 듯 돌아다녔으니 그 여행 경비로 쓴 돈은 또 얼마나 많았겠는가?


나한테는 고질적인 병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밥을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잠을 자는 것도 잊어버리고 집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이 생기기만 하면 물 쓰듯 모조리 써 버리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지독한 두통을 앓았다. 지금도 화학조미료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먹거나 바깥에서 음식을 사서 먹으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서 몇 시간 동안 머리를 움켜쥐고 방바닥을 뒹굴어야 한다.

위장이 나쁜 사람은 음식을 먹거나 분위기 중요할 때에 아닌 분위기에서 먹으면 두통이 오고 멀미를 한다. 책을 열심히 보고 공부를 할 때 위가 제일 차가워진다. 그래서 공부를 하거나 온 정신을 모아 한 곳에 집중할 때 만성 두통이 온다. 이런 사람은 먼저 위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위에서 소화불량이 되면 영양소가 흡수가 흡수되지 않는다.

두통은 뇌에 산소가 모자라서 오는 것이다. 뇌빈혈이 곧 두통이다. 뇌에 칼슘이나 철분 같은 미네랄 영양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헤모글로빈이 흡수가 잘 되지 않아서 빈혈이 오는 것이다. 빈혈이면 어지럼증이 있다.

뇌빈혈이 있는 사람이 걸어가다가 갑자기 눈앞이 아찔하거나 어지럼증이 오는 수가 있는데 그 때는 무조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야 한다. 발밑이 진흙탕이든지 개똥밭이든지 상관하지 말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야 하는 것이다. 주저앉으면 어지럼증이 거의 없어진다, 주저앉지 그대로 서서 걸어가려다가 픽 쓰러지면 뇌진탕(腦震蕩)이 되기 쉽다.


두통에는 진통제를 먹거나 병원 약을 먹지 말고 위장약을 처방해야 한다. 두통에는 제일 먼저 차가운 것을 멀리해야 한다. 에어컨 바람을 쏘이지 말고 찬바람을 쏘이지 말라.

냉장고에 들어 있는 모든 찬 음식,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찬물 같은 것을 먹지 말아야 한다. 무엇이든지 따뜻하게 데워서 먹어야 한다. 국이나 숭늉 같은 것을 먹을 때에도 반드시 데워서 먹어라. 물 한 잔도 차가운 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

손이 긴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을 거머쥐려고 하는 성질이 있다. 나는 손이 아주 길고 손가락도 유난히 길다. 손이 길면 무엇이든지 다른 사람보다 잘 해서 반드시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는 손이 아주 길어서 바로 서서 손을 내리면 무릎 아래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옛날 기록을 보면 세상에서 많은 것을 얻은 사람은 다 손이 길다.

소모성 체질은 아무것도 안 해도 몸이 지치고 피곤하다. 소모성 체질은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고 움직이기를 싫어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몇 시간 동안 운동한 것처럼 몸이 피곤하다. 늘 몸이 파김치처럼 축 늘어지는 것이다.


위장 기능이 나쁘면 두통이 잘 온다. 두통은 위장병으로 인해서 온다. 위장은 찬 것을 제일 싫어한다.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은 팥빙수나 콜라, 사이다 같은 청량음료를 먹지 말라. 냉장고에 들어 있는 찬물을 먹지 말라. 냉장고에서 꺼낸 과일이나 채소 등 찬 것은 어떤 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찬 것을 먹으면 위장이 나빠지고 위장이 나빠지면 두통이 온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머리로 살아야 하고 체력으로 살 수는 없다.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 달콤한 것을 먹으면 지능이 내려간다. 그래서 열심히 배운 것이 기억이 전혀 나지 않게 된다. 빵이나 꿀, , 초콜릿 같은 달콤한 것을 먹으면 기억력이 차츰 낮아진다.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달콤한 것을 먹으면 두통이나 현기증이 온다.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모든 달콤한 것을 원수로 여겨야 한다.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달콤한 것을 끊으면 머리가 3배가 더 좋아진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에너지의 70퍼센트를 머리에서 쓴다. 머리에서 산소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산소가 내장이나 팔다리로 잘 못 내려가기 때문에 팔다리가 약하다. 그런데 달콤한 것을 먹으면 달콤한 것이 산소를 빼앗아가므로 뇌에 산소가 부족하게 된다.

가장 품질이 좋은 생수에 산소가 12퍼센트가 들어 있다. 생수 2리터에 설탕을 세 숟갈 넣고 한 시간 뒤에 산소 농도를 측정해 보면 7퍼센트로 줄어든다. 산소가 5퍼센트가 달아나 버리는 것이다.


비위가 튼튼한 사람은 달콤한 음식을 먹어도 별로 탈이 나지 않는다. 머슴 체질이나 무수리 체질은 단 것을 먹어도 괜찮다. 달콤한 것은 천골(賤骨)을 위한 음식이다. 천골(賤骨)이란 낮고 천하게 생긴 골격을 타고 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귀골(貴骨)로 타고 난 사람이 달콤한 것을 먹으면 반드시 병이 생긴다.

달콤한 것은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와 같다. 달콤한 것을 먹으면 치매가 온다. 여자들이 달콤한 것을 많이 먹기 때문에 치매가 남자보다 9배가 더 많다. 여자는 누구든지 나이가 50살이 넘으면 달콤한 것을 끊어야 한다. 달콤한 것을 많이 먹기 때문에 요즘에는 30대에도 치매에 걸리는 여자들이 많다.

소모성 체질은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는 먼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소모성 체질은 마치 깨진 독과 같아서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슬슬 다 흘러나가 버린다.

소모성 질환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잘 퍼 준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 보면 만성 허약 체질이라고 하고 아무 병명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병원에서 고칠 수 없고 의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소모성 체질은 무엇이든지 제 것을 남한테 다 퍼 주는 체질이다. 이런 사람은 돈을 버는 사업 같은 것을 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선생, 천문학이나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 이런 직업을 갖는 것이 좋다.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기업체를 운영하다가는 말아먹기 십상이다.

땀을 진액이라고 한다. 진액(津液)이 바로 혈한(血汗)이다. 땀으로 피에 들어 있는 영양소가 빠져 나오는 것이다. 땀으로 노폐물이나 소변 같은 것이 나와야 하는데 혈청이나 단백질 같은 것이 새어 나오는데 이를 현대의학에서는 다한증이라고 한다.


병원에서 흉추 쪽에 있는 교감신경을 수술해서 땀샘을 막아버리면 다한증이 없어진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다시 생긴다. 다한증이 아무 곳에서도 안 생기게 해야 한다. 이런 체질은 낭습증이 있어서 불알 밑이 축축하게 되기 쉽다. 고추 밑에 땀이 나고 가끔 불알 밑이 간지럽다. 낭습증이 있으면 정력이 약하고 불임증이 생긴다.

다한증을 소모성 체질이라고 한다. 이것은 보약으로 기운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 주어야 한다. 이런 체질의 사람은 규모(規模)를 모른다. 무엇이든지 쌓아두고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돈이든지 학문이든지 고생해서 얻은 것을 모두 공개하고 모두 퍼 주는 것을 좋아한다.

일생동안 연구해서 얻은 것을 온 세상에 공개하면 약삭빠른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해서 특허를 얻고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번다. 나한테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내가 연구하고 개발한 것을 훔쳐 가서 그것으로 이름을 얻고 돈도 크게 벌고 성공한 사람이 수백 명이 넘는다. 그런데 내 것을 훔쳐 가서 성공한 사람들은 나한테 보상은커녕 고맙다는 말 한 마디 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도리어 나를 적으로 삼는다.

소모성 체질은 무슨 일을 시작해도 3일만 되면 지쳐서 그만두고 다시 다른 일을 시작한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은 소모성 체질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모성 체질은 체력을 늘리고 끈기를 길러야 한다.


나는 요즘 머리가 가끔 아프다.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반만 되고 절반이 똥으로 나가 버린다. 영양소가 절반 밖에 흡수되지 않으므로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노폐물이 장에서 뇌로 올라가서 두통이 오는 것이다. 음식을 소화 흡수하느라고 소화기관으로 피를 다 보내니까 뇌에서 쓸 산소가 모자라서 두통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나한테 있는 것 중에서 제일 비싼 약인 팔진단(八珍丹)을 먹고 있다. 약을 먹는데도 끈기가 필요하다. 나는 끈기가 없어서 먹다가 말다가 하고 머리가 아프면 먹고 아프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먹지 않는다. 나한테는 약을 잘 먹는 세상에서 것이 제일 어려운 일이다. 한 달쯤은 열심히 먹어야 두통이 완전히 나을 것인데 지금까지 나는 어떤 약도 사흘 이상 먹어 본 일이 없다.

두통에는 달걀이 가장 나쁜 음식이다. 음식 중에서 소화불량이 되게 하는 것은 그 첫 번째가 달걀노른자이다. 달걀노른자를 먹으면 소화불량을 일으키면서 두통이 온다.

라면은 닭기름으로 밀가루 반죽을 하여 면발을 뽑은 것이다. 그러므로 라면발 자체에 달걀이 들어 있다. 빵이나 카스텔라, 과자를 먹지 말아야 한다. 어떤 것이든지 달콤한 것을 먹지 말아야 한다.

두개골을 발달하게 하려면 딱딱한 것을 씹어 먹어야 한다. 누룽지나 견과류 같은 것을 이빨로 씹어 먹어야 한다. 씹을 때 딱딱 소리가 나는 것 먹는 것이 좋다. 찐쌀을 볶아서 꼭꼭 씹어 먹으면 아삭아삭하다. 찐쌀은 설익은 벼를 베어서 쪄서 볶은 것이다. 벼가 80퍼센트쯤 여문 것이다. 덜 여문 찐쌀에는 당분과 기름기는 적고 단백질과 미네랄이 많으며 훌륭한 약알칼리성이다. 벼가 다 익으면 기름이 생기고 당분이 늘어나고 산성이 된다.


딱딱한 것을 씹어 먹으면 뇌기능이 좋아지고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빵이나 초콜릿 등 무른 것을 많이 먹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차나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도 나이가 들면 치매가 오기 쉽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단단한 것을 이빨로 씹어 먹어야 한다. 노인들은 이빨이 다 빠지면 기억력이 흐려지고 치매가 온다. 음식을 씹을 수 없으면 치매가 오는 것이다. 이빨로 딱딱한 것을 씹을 때 생기는 충격파가 뇌를 활성화한다.

치매가 올 위험이 있는 사람이 딱딱한 것을 씹어 먹으면 치매 증세가 없어진다. 가벼운 치매는 딱딱한 것을 잘 씹어 먹기만 해도 없어진다. 토판염으로 담근 약새우젓도 치매를 예방하고 고치는데 아주 효과가 좋다. 약새우젓을 일주일 동안 먹으면 웬만한 위장병이 낫고 계속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6개월 이상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이 세상은 남보다 잘난 사람이나 뛰어난 사람 몇몇이 이끄는 것이다. 세상을 이끄는 사람이 되려면 먼저 머리가 좋아야 한다. 머리가 좋아야 다른 사람들한테 속거나 이용을 당하지 않는다. 머리는 없고 힘만 있는 사람은 일생 남의 밑에 끌려 다니면서 부림만 당하다가 죽는다.

턱이 튼튼한 사람은 일생을 부자로 살아간다. 하악골이 발달해야 동물적 기질이 발달한다. 동물들의 세계에서는 이빨과 발톱이 가장 튼튼한 놈이 그 무리에서 대장이 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도 하악골이 튼튼해야 대장 노릇을 잘 할 수 있다.

하악골이 약하면 음식을 잘 깨물어 먹지 못한다. 턱이 튼튼하고 송곳니가 강한 사람이 건강하다. 송곳니가 형편없이 작고 약하면 동물적 기질이 없다. 송곳니가 약한 사람은 제 기분을 체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은 동짓날인데 먼 이국 땅 미국에서 하릴 없이 헛소리를 지껄여 보았다.


운림 최진규 약초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