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學傳問/우공 신보선

침술이 면역계를 작동시키는 원리

天上 2017. 9. 20. 20:06


침술이 면역계를 작동시키는 원리

신보선의 우공침술


어떤 종류의 위장질환(위염, 위궤양, 위암)이든지 침으로 상복부의 경혈을 찔러서 자극하게 되면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침으로 복부에 있는 경혈을 자극하여 위장 질환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두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무장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현대의학의 종사자들인 이른바 양방의사들은 침으로 복부를 찔러서 위장 질환을 치료한다고 하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의사들이 그렇게 말한다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들은 침술의 작용 원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의사들은 침으로 위장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위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실제로 침 시술을 하고 있다. 만약에 한의사들이 그들의 환자들에게 침을 찔러 질병이 치료가 되었을 경우 엉뚱한 논리로 질병이 치료된다는 걸 설명하려고 한다. 

 

침술의 인체에 대한 자극효과는 면역계의 활성화이다. 면역계는 외부로부터의 병원체에 대한 방어와 내부에서 생긴 병적인 이물질이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제거하는 백혈구들을 말한다. 정상적인 면역계는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병원체와 이물질, 그리고 내부에서 생긴 이물질에 대해서만 반응을 일으킨다. 면역학에서는 백혈구들이 주둔하고 있는 인체에서 비롯된 분자물질이나 세포, 조직을 '자기'라고 표현하며, 외부에서 침투한 병원체나 이물질과 내부에서 생겨난 이물질 모든 것을 '비자기'로 표현한다. 어떤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신장을 이식받게 되면 그 신장이 질병을 유발시키는 병원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백혈구들은 '자기'가 아닌 '비자기'로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면역계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짓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기능이다.

면역계의 비자기에 해당하는 병원체나 이물질에 대한 공격과 제거는 치밀한 군사작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조직적이고 계흭적이다.

 

면역계, 즉 백혈구들의 병원체나 이물질에 대한 반응은 선천성 면역반응과 후천성 면역반응이라는 두 가지로 분류가 된다. 백혈구들의 종류는 여러 종류로서 그 중 선천성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들과 후천성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들이 있다.

선천성 면역의 주역은 대식세포이다. 대식세포(매크로파지)라는 말이 나타내듯이 병원체이든 이물질이든 '자기'가 아니면 무조건 잡아먹는 특성을 가진 세포이다. 그래서 청소부 세포로도 불려지는 백혈구이지만, 선천성 면역을 지휘하는 서슬이 푸른 사령관이다. 선천성 면역반응에서의 가장 중요한 작전은 염증반응이다. 병원체가 위장에 침투하면 위장에 상주하고 있는 대식세포가 보체라는 단백질과 호중구라는 또 다른 백혈구와 NK 세포 등을 끌어 들인다. 이들은 비만세포를 자극하여 히스타민과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을 분비케 하여 혈관을 확장하고 체온을 상승시킨다. 염증반응이 나타나면 우리들은 통증과 고열에 시달리게 된다. 대식세포는 다른 백혈구들에게 염증반응을 유발시키는 동시에 잡아먹은 병원체를 조각내어 MHC라는 단백질 분자에 부착하여 자신의 세포 표면에 제시를 한다. 이것을 '항원제시'라고 한다.

 

항원이란 후천성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인 T 세포와 B 세포가 후천성 면역의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물질을 말한다. T 세포와 B 세포의 표면에는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이 수용체에 항원이 결합하면 결합된 항원이 '자기'가 아닌 병원체나 이물질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후천성 면역반응이 개시되는 것이다. 즉, 항원은 '자기'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비자기'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대식세포는 선천성 면역의 지휘자 역할을 하면서 후천성 면역반응의 지휘자인 헬퍼 T 세포에게 항원을 제시하여 후천성 면역을 유도하기도 한다. 후천성 면역을 담당하는 헬퍼 T 세포는 대식세포가 침입한 병원체를 닥치는대로 잡아 먹는 것처럼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대식세포가 제시한 항원에만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를 가진 헬퍼 T 세포만이 자극되어 적응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수많은 헬퍼 T 세포들은 어떤 종류의 항원에나 모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헬퍼 T 세포들은 특정한 항원에만 반응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을 '특이적 반응'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헬퍼 T 세포들은 대식세포가 제시하는 항원에 모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헬퍼 T 세포의 수용체에 딱 들어 맞는 항원에만 자극받아 적응면역반응, 즉 후천성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인체에 대한 병원체의 침투로 대식세포가 지휘하여 염증반응과 보체의 활성화, 인터페론의 활성화, NK 세포의 활성화 등의 선천성 면역반응에 의해 일차적으로 병원체들이 제거된다. 선천성 면역반응은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병원체들의 끈질긴 침투로 선천성 면역에 의한 제압이 시작되면서 후천성 면역반응이 작동된다. 후천성 면역반응은 대식세포의 항원제시와 또 다른 전문 항원제시 세포인 수지상 세포가 병원체를 붙잡아 헬퍼 T 세포에게 곧 바로 제시함으로써 후천성 면역반응을 개시하게 한다.

후천성 면역의 지휘관은 헬퍼 T 세포이다. 헬퍼 T 세포는 항원제시 세포가 제시한 항원(병원체의 조각물질)을 인식하고 대식세포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특정의 B 세포에게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로 신호를 보내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효과세포)와 기억세포로 분화하도록 자극을 한다. 뿐만 아니라 세포독성 T 세포에게 신호를 보내 특정의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도록 자극한다.

 

후천성 면역의 특징은 '비자기'에 대해 특이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항원제시세포가 헬퍼 T 세포에게 항원을 제시하면 그 항원에만 반응하는 헬퍼 T 세포만이 후천성 면역의 지휘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헬퍼 T 세포가 B 세포와 세포독성 T 세포에게 신호를 보내 이들 세포들이 효과세포나 기억세포로 분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세포에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원을 만나야 한다. 이 말은 B 세포와 T 세포는 자신이 맡아서 싸워야 할 병원체가 아니면 어떤 병원체가 접근해도 수수방관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맡은 병원체를 만나야 B 세포나 T 세포는 비로소 병원체를 제거할 수 있는 효과세포로 분화를 할 수 있다. 만약에 B 세포나 T 세포가 자신과 싸워야 될 병원체를 끝내 만나지 못하면 자살 프로그램이라는 냉혹한 시스템에 의해 스스로 죽어 없어져야만 한다.

그런데 후천성 면역세포들인 B 세와 T 세포가 딱 한 가지의 병원체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한다면 무수히도 많은 병원체들을 어떻게 모두 없앨 수 있단 말인가? 놀랍게도 B 세포와 T 세포는 생성단계에서 유전자의 재조합 과정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병원체 뿐만 아니라 우주에 존재하는 어떤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서도 특이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다양한 세포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선천성 면역에서의 병원체 제거가 적군과 아군이 뒤엉켜 육탄전을 벌이는 양상이라면, 후천성 면역 반응은 적군의 방어시스템들을 교란시키며 교묘하게 적진 깊숙이 침투하여 적군을 없애버리는 양상과 같다. 그만큼 후천성 면역 반응은 치밀하고 정교하게 작전이 수행되는 것이다. 후천성 면역반응의 특징 중에서 또 하나는 '기억세포'로의 분화이다. 항체를 만드는 B 세포와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세포독성 T 세포는 효과세포로 분화를 할 뿐만 아니라 기억세포로도 분화를 한다. 다시 말하면, B 세포와 T 세포가 항원에 의해 자극되면 하나의 세포에서 무수한 효과세포로 분화와 증식이 일어난다. 엄청난 숫자로 증식된 효과 B 세포는 항체를 발사하여 병원체를 공격하며, 역시 엄청난 숫자로 분열된 세포독성 T 세포는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모두 파괴시켜 버린다. 효과 세포와 동시에 분화된 약간의 기억세포는 림프절에 영원히 머물면서 언제든지 똑 같은 종류의 병원체가 침투할 경우 즉각적으로 효과세포로 증식 분화하여 완벽하게 병원체를 제거하게 된다. 한 번 걸린 질병에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 이유는 기억세포들이 2차 면역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고 '면역'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흔히 예방주사로 알려진 백신은 후천성 면역의 특징인 기억세포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예방법인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면역계의 면역반응에 의해 우리는 웬만해서는 주변의 무수한 병원체들에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병원체의 감염으로 자주 아프거나 심지어는 죽기까지 한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여러 요인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우리들의 면역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처음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침을 복부에 찔러서 위장질환을 낫게 할 수 있는 근거는 면역계의 활성화 때문이다. 침술이 면역계를 활성화시킨다는 근거를 찾기 위해 면역계의 작동에 관하여 지리하게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면역계를 이해시키기 위한 설명에도 침이 어떻게 면역계를 활성화시키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침이 면역계에 대한 심각한 항원이라고. 즉 면역계의 입장에서는 인체 안으로 침투한 침은 심각한 '비자기'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침투한 '비자기'를 백혈구들이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다. 그러므로 침이 침투한 곳으로 백혈구들이 몰려 드는 것이며, 이때 몰려든 백혈구들은 침이라는 항원에 자극되어 새롭게 분화하고 증식된 면역세포들이다. 이 현상을 면역계의 활성화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침 자극이 백혈구들을 흥분시켜 놓은 것이다.

 

만성 위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중완이나 양문이라는 경혈에 침을 찔렀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만성 위염은 비정상적인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정상적인 염증이란 세력이 약한 백혈구들에 의해 염증반응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증상이다. 즉 백혈구들이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는 했는데 세력이 약해 병원체들을 물리치지 못하고 지리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침을 찌르게 되면 세력이 강한 백혈구들이 새롭게 증식 분화가 되어 염증 부위의 세력이 약한 백혈구는 물론이고 병원체들을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간단한 설명이 침으로 위염을 치유하는 메커니즘이다.  

백혈구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부위에 침을 제대로 찔러 넣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침을 찔러서 선천성 면역의 중요한 반응인 염증반응을 일으켜야 하며, 동시에 항원제시 세포인 대식세포와 수지상 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적절한 수기법이 이루어져야 한다.

침술의 질병에 대한 치유 메커니즘을 이렇게 과학적으로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데 동양의학에서는 그럴듯한 근거와 막연한 이론으로 치유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동양의학적으로 침술을 이해하려고 하니 애매모호하고 혼란스럽고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