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學傳問/우공 신보선

NK 세포의 작용과 침술

天上 2017. 9. 10. 07:47

NK 세포의 작용과 침술

신보선의 우공침술                                                                                  


내과적인 질환을 침술로 치료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내 블로그 <암세포를 추적하여 죽이는 NK 세포>와 <침술이 면역계를 작동시키는 원리>라는 두 편의 글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오장육부를 아우르는 모든 내장의 질환은 침으로 자극하여 효과적으로 치유시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침 시술자들이 원칙없이 자침을 하거나 더러는 터무니없는 침구이론을 근거로 하여 시술했을 때 뒤따르는 허무한 결과에 자주 실망을 느끼고는 하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침 시술자들이 안전하고 시술하기에 용이하다는 이유로 사지 말단의 경혈들을 자침하여 내과적인 질환이 치료되기를 바라겠지만 그 효과는 아예 없거나 미미할 따름이다. 내과적인 질환을 침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복부에 있는 중요한 경혈들에 침을 꽂아야 하며 그것도 아주 깊숙이 자입해야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떤 침쟁이들은 복부에 있는 경혈에 침을 꽂기는 하는데 그 깊이가 1cm 미만에 불과하여 수박 겉핥기와 같은 시술을 하고 있다. 

 

침으로 복부에 있는 경혈에 자입하여 내과적인 질환이 치료가 되는 원리는 면역학적인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의 몸을 방어하기 위한 면역세포들의 70%는 흉복부 안에 있는 장기의 점막에 조직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더구나 음식물이 머물러 있거나 통과하는 위장관은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들이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세포들(백혈구들)이 진을 치고 있는 림프절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위장관(소화관)들은 상피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피세포의 표면은 점액질로 코팅된 점막으로 형성되어 있다. 면역세포들은 점막이나 점막 밑에서 병원체에 의한 상피세포의 감염을 방어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인체 안의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의 몸 안으로 침투하려고 한다. 특히 바이러스는 유전자를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투해야만 한다. 사람 세포의 복제장치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삽입하여 복제한 후 자신의 후예들을 번식시키는 것이다. 세균은 우리 몸 안의 풍부한 영양물질과 그 밖의 여러 가지의 자원을 얻기 위해 굳이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입하지는 않으나, 어떤 세균들은 면역세포들로부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세포 안으로 숨어들기도 한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기 위해 사람의 세포 안으로 반드시 침입을 하여야 하는데 이렇게 사람의 세포 안으로 바이러스가 침입한 상태, 또는 세균이 세포 안에 숨어있는 상태를 감염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기 전에는 세포 밖의 조직과 혈액 등에 분포하며 세포 밖에 존재하거나 떠돌아 다니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일 먼저 대식세포라는 백혈구가 감지를 하여 잡아먹는다. 그런 다음 대식세포는 호중구라는 백혈구에게 병원체가 침투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이에 호중구는 세포분열을 일으켜 병원체로 감염된 조직이나 혈관으로 몰려들어 무차별적으로 병원체를 잡아먹고는 스스로 죽는다. 병원체를 잡아먹고 죽은 호중구의 잔해를 흔히 고름이라고 하며 이들을 대식세포가 모조리 잡아먹어 주변을 깨끗이 정리를 한다. 

대식세포는 호중구에게 병원체의 침투를 알리기도 하지만 적응면역(후천성 면역이라고도 함)의 주역인 T 세포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잡아먹은 병원체의 부스러기 하나를 MHC 분자에 결합시켜 대식세포 표면에 부착을 한다. 병원체 부스러기는 펩타이드이며 펩타이드가 MHC 분자와 결합한 상태를 '펩타이드:MHC 복합체'라고 한다. 대식세포가 자신의 표면에 펩타이드: MHC 복합체를 부착시키는 것을 '항원 제시'라 하며 펩타이드:MHC 복합체에 미경험 T 세포가 자신의 수용체로 도킹하게 되면 T 세포가 활성화되어 적응면역(후천성 면역)이 개시되는 것이다. 이처럼 병원체가 세포로 침투하기 전 대식세포가 적응면역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적응면역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백혈구는 '수지상세포'라는 백혈구에 의해서이다. 수지상세포 역시 대식세포처럼 병원체의 침투를 가장 먼저 감지를 하여 침투한 병원체를 잡아먹은 후 펩타이드:MHC 복합체를 표면에 부착시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림프절로 이동한다. 림프절에서 미경험 T 세포가 자신의 수용체로 수지상세포가 제시하는 특이적인 펩타이드:MHC 복합체에 도킹하여 적응면역(후천성면역이라고도 함)을 개시하게 한다. 

 

병원체, 특히 바이러스가 호중구나 대식세포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세포 안으로 침투하게 되면 호중구나 대식세포는 어찌할 방법이 없게 된다. 그렇다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방치할 수도 없다. 만약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방치하게 되면 도미노 현상처럼 모든 세포들이 바이러스에 의해 잇따라 감염이 되며, 그렇게 되면 심각한 병적인 상태가 되어 결국에는 생명까지 잃게 되는 것이다. 

인체의 면역계는 그야말로 철두철미하게 병원체의 감염을 억제시킬 수 있는 전략을 갖고 있다. 수지상세포는 병원체의 침투를 감지하여 T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적응면역을 유도함과 동시에 '인터루킨-12'이라는 신호물질을 분비하여 'NK 세포'를 활성화시킨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또한 스스로 인터페론 알파와 인터페론 베타라는 신호물질을 생성하여 NK 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자연살해세포로 알려진 NK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또는 암화된 세포 그리고 상처를 입은 세포를 전문으로 죽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NK 세포가 감염된 세포를 모조리 죽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선천성면역에서 NK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는 동안,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에 의해 유도된 적응면역에서의 세포독성 T 세포가 활성화되면 이 세포가 NK 세포의 역할을 인계 받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완벽하게 죽여버리는 것이다. NK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인터페론 감마라는 신호물질을 분비하여 대식세포로 하여금 헬퍼 T 세포와 세포독성 T 세포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촉진시킨다. 한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은 스스로가 인터페론 알파와 인터페론 베타를 생성하여 NK 세포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부스러기, 즉 펩타이드를 MHC 분자에 결합한 후 세포 표면에 부착시켜 세포독성 T 세포가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NK 세포의 역할을 이어받은 세포독성 T 세포는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을 죽이게 된다. 이것은 NK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서, 세포독성 T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 모두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독성 T 세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펩타이드:MHC 복합체를 가진 세포만을 죽이는 것이다. 인체는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에 세포가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모두에 반응할 수 있는 개별의 세포독성 T 세포들의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적응 면역에서의 세포독성 T 세포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 세포의 제거는 완벽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것들을 간단하게 말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전문 세포가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내재면역(선천성면역)에서는 NK 세포가 주역이며, 적응면역(후천성면역)에서는 세포독성 T 세포가 그 주역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이 NK 세포나 세포독성 T 세포에 의해 제거되면 제거된 만큼의 세포들이 다시 생겨나야 한다. 없어진 세포들의 복원은 대식세포나 감마:델타 T 세포가 담당한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세포독성 T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는 방법은 자신의 수용체로 감염된 세포의 표면에 있는 펩타이드:MHC 복합체를 조사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반해 NK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는 방법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표면에 발현된 'MIC'라는 분자에 의해서이다. 예를 들어 위장관의 상피세포들이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손상을 입게 되면 상피세포의 표면에 'MIC'라는 단백질 성분의 분자를 발현시켜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가 감지할 수 있게끔 한다.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는 그들의 세포 표면에 위장관 상피세포의 표면에 발현된 MIC 분자를 인식할 수 있는 'NKG2D' 라는 수용체를 부착하고 있다.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는 NKG2D 라는 수용체로 병원체에 감염된 위장관의 상피세포가 나타내는 MIC 분자와 결합하여 상피세포가 죽음으로 이르게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건강하지 못한 상피세포를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가 탐색해내어 죽이는 것이다. 위장관의 상피세포는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손상을 입었을 때 표면에 MIC 분자를 발현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로 변했을 때에도 MIC 분자를 세포의 표면에 발현하여 NK 세포나 감마:델타 T 세포와 같은 면역세포들의 표적이 되게 하여 아폽토시스(자살)를 초래한다. 이 과정을 내재면역반응 또는 선천성 면역반응이라고 하며 여기서 실패하면 더욱 치밀한 적응면역의 단계로 넘어가 세포독성 T 세포에 의해 완벽하게 제거가 되는 것이다.

 

병원체로부터 인체를 방어하기 위한 면역세포들의 면역반응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가 선천성면역으로 알려진 내재면역 반응이며 두 번째 단계는 후천성 면역반응으로 알려진 적응면역 반응이다. 내재면역반응은 항상 효과적으로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내재면역반응에서 병원체의 제거가 실패하면 적응면역 단계의 보다 조직적이고 정교한 제거 작전이 개시된다. 그런데 면역세포들의 전체적인 단계에 의한 방어 작전 또한 종종 실패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면역세포들은 체내로 침투하려는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조직적이고 정교하게 작동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병원체들 역시 면역세포들의 제거 작전을 교묘하게 피하려는 많은 메커니즘들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만성적인 질환에서 특정의 병원체(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들은 면역세포들의 면역반응보다 더욱 빠르게 변신(돌연변이)하여 면역세포들로부터의 공격에서 벗어나고는 한다. 면역세포들이 체내로 침투한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들 간의 분비된 신호물질(싸이토카인)을 통해, 그리고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표면 분자의 접촉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등 여러 단계의 면역반응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이 빠르게 진화하는 병원체들에 비하면 다소 느리기 때문에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 

HIV 바이러스(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는 아예 적응면역반응의 주역인 헬퍼 T 세포를 무력화시켜 '에이즈'라는 무서운 질병에 걸리게 한다.

또한 많은 암세포들은 면역세포들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MIC 분자를 단백질가수분해효소로 없애버린다. MIC 분자는 정상세포가 병원체의 감염 또는 손상되었을 때와 종양세포로 바뀌었을 때처럼 비정상의 세포로 변했을 경우 표면에 발현하여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의 NKG2D 라는 수용체에 의해 감지가 되게끔하여 아폽토시스로 죽게 만드는 것이다.  

 

만성의 내과적인 질환에 대한 복부의 경혈자극은 내재적인 면역반응과 적응면역반응을 신속하게 촉진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염으로 인한 위장질환은 복부에 있는 주요 경혈들을 침으로 깊게 자입하여 치료할 수 있다. 위에서 염증이 발생했다는 것은 위점막의 상처나 또는 병원체의 감염으로 내재적인 면역반응의 주역들인 대식세포나 호중구라는 식세포들이 염증을 일으켜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한 상황에 이미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활동하는 면역세포들의 세력은 약해서 빠르게 변신하는 병원체들을 추적하여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때에 긴 침으로 목적하는 부위까지 자침을 하면 면역반응의 상승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즉 침의 심자는 위의 점막이나 상피세포의 상당부분에 부상을 입히게 되며, 침 끝에 묻은 소량의 이물질과 병원체들이 위의 조직을 감염시켰을 것이다.

위의 상피세포는 이에 대해서 표면에 MIC 분자를 발현시켜 자신이 외상을 입었거나 병원체에 감염되었음을 NK 세포나 감마:델타 T 세포에게 감지하게끔 하는 것이다. 아울러 방어면역에서의 지휘자인 대식세포나 수지상 세포와 헬퍼 T 세포들이 침의 자극으로 빠르게 증식하고 분화가 촉진된다. 즉 침의 자극으로 세력이 강하고 신속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면역시스템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복부의 경혈에 침을 깊게 자입한 후 10여 분이 경과하면 복강 내에서의 유의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환자가 느낄 수 있다. 이는 면역세포들의 활발한 면역반응에 의한 변화이다.

뿐만 아니라 암세포에 대한 침의 자극은 면역세포들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암세포들이 스스로 없애버린 MIC 분자를 다시 발현될 수 있도록 촉진시킨다.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는 부상을 입었거나 병원체에 감염된 위의 상피세포들을 제거한다. 그리고 손상된 부분에는 새로운 세포가 생성될 수 있도록 대식세포가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감마:델타 T 세포가 '섬유모세포 성장인자'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킨다. 이처럼 대식세포는 세포에 감염되기 전의 병원균을 잡아 죽이거나 적응면역을 유도하고 조직의 재생에 간여한다. 그리고 감마:델타 T 세포는 건강하지 못한 세포들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포를 생성시키는 복원기능을 갖고 있기도 하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허리의 경혈에 대한 자침은 허리의 통증도 완하시켜 줄 뿐만 아니라 대식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에 의한 손상된 디스크 조직을 복원시켜 주도록 자극하기 때문에 침술이 허리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과거 한국의 전통침술이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던 이유는 현재 대부분의 침 시술자들이 시술하는 방법과는 확연하게 달랐기 때문이었다. 즉 한국의 전통침술로 내과적인 질환을 치료할 경우 복부의 적정한 경혈에 긴 침으로 자입하여 자극을 가했다. 선조들은 침의 심자로 왜 질병이 낫는지를 정확하게 이해는 못했지만, 경험적으로는 심자가 효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의 중요한 원칙으로 여겼던 것이다. 침술은 제대로만 시술한다면, 만성의 내과적인 질환에서 현대의학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훌륭한 대체의술이 될 수 있다.

 

※침을 시술할 수 있는 독자분들 중에서 경험이 없다면 이 글을 읽고 복부에 함부로 침을 심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복부에 심자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지켜야 할 주의점이 있는데, 이같은 주의점을 무시하고 심자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