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醫學/뉴스레터

침뜸으로 나의 길 열어가기

天上 2014. 5. 19. 08:38

 

침뜸으로 나의 길 열어가기 -

 

뜸사랑 나눔 봉사 / 뜸사랑 이야기

2014/01/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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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20대 후반에 침뜸을 만나 그 실용성과 효과, 특히 건강권을 스스로 가지게 하는 매력에 그 길로 뜸사랑을 알게 되어 침뜸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부하고 봉사를 통해 침뜸에 대한 확신은 높아갔지만, 우리 회원들이 고민하듯, 한국에서 침뜸으로 내가 설 자리를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도전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침뜸만 가지고 떠났습니다. 영어도 잘 못하고 가려고 하는 곳에 대한 공부도 하지 못했지만, 이 침뜸이 나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호주에 온지 5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적당한 일자리도 구해서 일하면서 침뜸 공부모임을 만들어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이 모임을 통해 침뜸 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침뜸 공부모임을 소개하기 위해서 6개월 전에 필리핀에서의 활동을 떠올려 봅니다.

 

필리핀에서

해외로 가자고 결심하고 떠난 곳은 필리핀이었습니다. 마침 필리핀 학교에 일자리를 추천 받아서 가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순하고 나쁜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물가도 낮아서 내 평생에 누려볼 수 없었던 상대적 부를 조금이나마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필리핀 학교에서 생활하며 적응해 갔지만, 저의 관심은 침뜸이었습니다.

사실 가진 것 없는 제가 상대적 부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사실 필리핀 현지인의 생활은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도심지를 벗어나 시골로 가면 더욱 그 실체가 뚜렷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관심은 먹고 사는 것 보다 아프고 병이 났을 때 어떻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대부분 전무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작은 약국 하나 없는 곳이 많고, 병원을 찾으려면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비용도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높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프면 그냥 참고 견디며 병을 이겨내거나 더 키우는 경우로 발전했습니다.

반면 이런 현실이 내가 침뜸으로 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학교에서 일하는 분의 소개를 받아 골짜기에 있는 작은 마을을 가게 되었습니다. 500여명이 사는 마을로,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그곳의 이장을 만나서 일주일 한번씩 마을 회관에 진료소를 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처음 진료가 시작되었습니다.

환자들은 평균 20명 정도 찾아왔고, 대부분 노인들이었습니다. 오랜 노동으로 허리통증과 관절염을 앓고 있었습니다. 치료는 기본침과 무극보양뜸, 아시혈을 통한 치료를 했습니다. 20여명의 환자는 적지 않은 수였기에 하루가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한번씩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이 호전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무릎이 아파서 잘 걷지 못하시던 노인들의 걸음이 점차 가벼워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다른 고민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경과가 좋아지는데, 곧 이곳을 떠나게 되면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진료소를 상시로 운영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를 선발해서 교육하고 운영하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을이 이 봉사자들을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떠나도 계속 운영될 수 있고, 봉사자들도 작은 직업을 얻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곧 젊은 청년 3명이 지원해서 그들과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언어도 문제였고,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문으로 된 자료도 없었기에 어려웠지만, 공부하는 우리의 의지를 꺽지는 못했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듯이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공부하고 무극보양뜸을 실습했습니다. 결국 그들의 도움으로 진료하는 것도 수월해 졌고, 상시적으로 그들이 뜸을 휴대하면서 마을 어른들에게 무극보양뜸을 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시 약속의 시간이 되어서 호주로 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진료를 할때 많은 분들이 고마움에, 그리고 아쉬움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저도 그 순간 그동안 힘겨움이 녹아나고 그들로부터 새로운 기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젊은 청년들이 자신의 공부를 위해 마을을 떠나게 되어서 현재 진료소는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그 마을에 가고 싶습니다.

다시 호주로

필리핀에서의 도전과 그 성과는 저에게 고무적이었습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가득 채우고 호주에 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학교라는 둥지가 있었던 반면 이곳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일자리를 찾고 살 곳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 저를 더욱 긴장시켰습니다. 특히 영어가 위축되어서 대화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말도 잘 못하고 일을 찾아서 온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이었기에 스스로 더욱 위축되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받은 자신감으로 처음 시작한 것이 침뜸 자원봉사 지원이었습니다. 적십자와 ymca에 간단한 이력서를 가지고 침뜸봉사 지원했습니다. 어느 한사람이라도 저에게 침뜸을 부탁하면 성심 성의껏 잘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이런 판단이 실수였음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필리핀이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이념적인 무상의료를 실현하고 있었기에 누구에게나 병원 문턱이 낮고, 무엇보다 침뜸을 사용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불법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면서 실망하게 되었지만, 이것으로 그칠 수 없었습니다. 곧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공부모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결국 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침뜸의 우수성과 실용성을 알리고 공유하고 싶은 것이었기에 공부모임 형식으로 사람들을 만나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곧 지역신문에 공부모임 광고를 내고 회원들을 모집해서 공부모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공부모임

현재 5명의 회원이 모여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10회 모임으로 기획하고 만들어진 모임에서 벌써 7회 만남을 가졌습니다. 공부는 1시간 이론과 1시간 실습으로 총 2시간으로 구성되며, 이론은 침뜸의학의 이해에 관한 전반적인 주제를 정해서 공부하고, 실습은 다시 두 분야로 나누어 30분은 일상질환에 대한 질환별 증상과 침뜸치료방법, 그리고 30분은 무극보양뜸을 소개하고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공부모임 전체에서 제가 시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론공부인데, 저의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제가 전체 강의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순번을 정해서 회원들이 이론분야에 대한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발췌하고 그것을 나눈 후 제가 개별적으로 간단히 정리해서 이해를 돕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소도 회원들의 집을 순번으로 돌아가며 이용하고 있습니다. 회원들 모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으며, 10회 모임이 끝나면 심화과정으로 이어나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침뜸을 통한 해외생활의 의미

여행이든, 새로운 삶의 길을 모색해서든 해외로 가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그러나 해외에 간다는 것 자체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 사귀면서 그들을 통해 그 사회에 대해서 느끼고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처음 제가 이곳에 와서 느꼈던 느낌 즉, 외국인 노동자라는 느낌에서 스스로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말도 잘 하지 못하는 저와 같은 사람을 여기에 있는 누가 나에게 관심을 가질까? 그렇다고 내 얼굴이 연예인처럼 매력적이지도 않는데.’ 어쩌면 심각한 우울증까지 가게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침뜸 공부모임은 저에게 사람과의 적극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내가 기다리는 것이 아닌 사람들을 끌어들여 나를 보여주고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 사회의 작은 일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시작입니다. 현재 공부모임의 한 회원이 healing center를 구상하고 있는데, 그의 권유로 이곳으로 이사 와서 함께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법으로 인가받을 수 있는 방법을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모색하고 있습니다. 회원들 모두 자기의 일처럼 도와주고 있어 어쩌면 작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것은 구당선생님께서 주신 침뜸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 무극보양뜸으로 서로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2의 공부모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저의 도전이 앞으로 힘을 갖고 지속될 수 있도록 뜸사랑 회원님의 응원 부탁드립니다. 저의 작은 사례를 통해 뜸사랑 회원님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든 적극적인 활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상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뜸사랑 26기 주승룡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