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科別/筋骨格系

기침 뚝! 천돌혈

天上 2017. 2. 21. 08:32
기침 뚝! 천돌혈 신보선의 우공침술

2017.02.20.

복사 http://blog.naver.com/kppass7/220940068978

                                                                  

올해도 작년처럼 그냥 지나가려나 했는데 반갑지 않은 독감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금년의 독감은 예전같지 않은 증상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났다. 처음엔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듯이 까칠거리더니 눈곱이 끼고 침침해지는 것이다. 눈병이려니 생각했으나 목이 아파왔고 팔과 다리의 근육에서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감인 것이다. 이제 죽는 것처럼 아파올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수강생에게 교육을 앞두고 있으므로 앓아눕게 되면 큰일이었다. 천일염 소금물을 아주진하게 만들어 가글을 하고 코로 소금물을 흡입하여 목구멍까지 넘겼다가 뱉어내기를 3회를 했다. 그리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불을 감쌌는데도 몸이 으슬으슬 추웠고 사지의 근육통은 점점 심해갔다. 잡다하게 혼란스러운 악몽에 시달리다 잠이 들었나보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잠깐 동안 잔 것 같았는데 새벽 4시가 넘어 있었다. 잠을 아주 오랫동안 푹 잔 것이다. 그리고 목은 좀 껄끄럽게 불쾌하기는 했지만 쑤시던 사지의 근육통이 사라졌다. 몸져눕지 않게 된 것이 여간 다행이 아님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수강생 집을 방문하여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 후 집으로 돌아오니 코 안이 기분 나쁘게 욱신거렸고 목이 다시 아파왔다. 하루종일 푹 쉬었어야 했는데 수업을 하느라 4시간 이상을 열심히 목청 돋구어 떠들었더니 주춤했던 독감 기운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다시 진한 소금물로 코 안과 목을 씻어냈다. 소금물로 코와 목을 씻어내는 일은 너무 고통스러웠다. 수업이 6 일 동안 이어져서 쉴 수가 없었다. 어찌 되었든 소금물로 하루 3,4회 소독을 하면서 더 이상 독감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성공은 한 것 같았다.


그러나 눈에서는 지속적으로 눈곱이 끼고 침침해 불편했는데 얼마 있지 않아 귀가 멍멍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간헐적으로 귀 안에서 못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했다.

나는 어떻게든지 약을 먹지 않고 이 모든 증상을 이겨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침으로 코의 비통혈에 자침하기도 했고, 귀에서 나타나는 불편한 증상을 없애기 위해 이명을 치료할 때처럼 침을 귀주변의 경혈에 찌르기도 했고, 나중에는 기침까지 심하게 하게 되어 천돌에다 침을 찌르기도 했다.

독감을 앓는 자체도 너무 싫었지만 이걸 없애기 위해 스스로 침을 찌르는 것도 싫었다. 귀의 주변 청궁, 청회 이명혈, 코의 비통혈, 목의 천돌혈 어느 곳 하나 쉽게 침을 맞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특히 기침을 심하게 할 때면 너무 괴로워서 찌르기조차 끔찍스러운 천돌혈에 침을 찔러 넣어야 했다.

천돌혈은 기침을 멈추게 하는 탁월한 효능을 지닌 경혈이다. 독감 끝에 기침을 해본 사람이라면 기침할 때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알 것이다. 기침을 한참하고 나면 목이 찢어지는 듯이 아프기도 하지만 가슴도 아프고 온 몸에 힘이 빠질대로 빠져 쓰러질 지경에까지 이른다. 기침은 사람을 그렇게 지치게 만든다.


하여튼 이번의 독감은 눈도 아프고 코도 아프고 목구멍도 아프고 귀도 아프고 머리도 아팠으나 기침만은 피해가기를 원했다. 왜냐하면 경험상 기침은 무척 견디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어이 기침은 나를 찾아오고야 말았다. 기침을 하기시작했던 첫날 망설이지 않고 천돌혈에 침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5초 정도 유침했다가 발침했다.

기침을 심하게 할 때 천돌혈에 침을 찔러서 기침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신기하게도 그 효과는 대단히 놀라울 정도이다. 비록 하루가 지나면 다시 기침을 하게 되지만 말이다. 그래서 하루가 지나면 또 기침을 했고 그러면 찌르기 싫은 천돌혈에 침을 꽂았다 빼기를 3일 정도 하고 나서야 기침이 나를 완전히 떠나게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독감의 모든 증상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후유증으로 눈 주위로 다크써클이 생긴 것 외에는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2년 만에 찾아온 독감을 큰 고통 없이 넘긴 것 같다.


기침을 멈추게 하는 경혈로 천돌혈이 있는데 14경락의 임맥에 속한 경혈이다. 천돌혈은 흉골 끝의 목구멍 쪽에 있으나 나는 그 곳에서 2cm 더 올라간 자리에서 천돌혈을 취한다. 여기는 기도가 목의 표면으로 돌출돼 있는 부위로 손가락으로 기도를 만질 수 있다.

기침을 할 경우 목 표면으로 도출돼 있는 기도 안으로 침을 3~4cm 찔러 자입하는 것이다. 침이 기도 안으로 정확하게 자입이 되었을 경우 환자는 목구멍에서 따끔거리는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그 즉시 심한 기침을 하게 된다. 이럴 때 꽂은 침을 바로 발침하지 않고 5초 정도 유침시켜 침이 꽂힘으로해서 촉발된 기침을 서너 차례 하게 한 다음 발침한다. 발침 한 후에도 환자는 기침을 수회를 더 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기침이 잦아들면서 원래 했던 기침도 멈추게 된다.

침을 기도 안으로 찔러 넣어 기침을 멈추게 하는 원리는 침으로 기도 점막의 비만세포를 자극하여 히스타민을 분비케 하며 히스타민이 분비될 때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같은 병원물질들을 물리치는 백혈구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활성화된 백혈구들은 기침을 유발시키는 병원물질들을 몰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 기침을 유발시키는 것은 비만세포와 또 다른 백혈구이다. 기침을 하게 함으로써 기도의 점막과 목구멍 주변의 병원체들을 밖으로 배출하려는 작용이다. 코에서 콧물이 줄줄 흐르는 것 역시 백혈구들이 유발시켜 병원체들을 씻어내기 위한 방어 작용인 것이다.

어떻든 기침을 하게 되면 병원체를 몰아낼 때까지 지속적이기 때문에 환자는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이럴 때 침으로 기도 안으로 침을 찔러서 점막의 비만세포들을 흥분시키면 한꺼번에 히스타민을 분비하게 되고 그러면서 일시적으로 더 심하게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비만세포와 다른 백혈구들이 병원체를 몰아냈다 여기고 당분간은 기침을 유발시키는 것을 억제하게 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서 병원체들이 호흡기를 통해 침투하기 시작하면 기침을 다시 유발시키게 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천돌혈은 기도 안으로 침을 자입하기 위한 경혈이다. 그러므로 천돌혈에 침을 자입하기 위해서는 목의 겉으로 드러난 기도를 만져 기도에 대해서 침을 직각으로 꽂아 3~4cm를 찔러 넣어서 반드시 환자로 하여금 심한 기침을 촉발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기침을 멈추게 하는 탁월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침쟁이들이 천돌혈에 침을 놓을 때 흉골 위의 움푹 들어간 곳 원래의 천돌혈에 침을 찔러 침체를 아래로 구부러지게 한 다음 흉골을 따라 자입을 한다. 천돌혈은 해수, 천식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으나 전통방식대로 자침해서는 커다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천돌혈은 원래의 자리에서 위쪽으로 2cm 올라간 돌출된 기도 안으로 침을 자입할 수 있는 곳이다. 

기도 안으로 침을 자입하면 그 느낌이 정말로 엿 같지만 기침으로 인한 오랜 동안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침의 자입으로 인한 순간의 엿 같은 불쾌감은 얼마든지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다.

[출처] 기침 뚝! 천돌혈|작성자 우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