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學傳問/우공 신보선

계단 오르기로 당료병을 완치 시키다

天上 2019. 5. 26. 03:05

계단 오르기로 당료병을 완치 시키다


1년 전, 소변이 잦고 갈증으로 물을 자주 마시게 됨에 따라 나에게 당뇨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인근 약국을 찾아 혈당을 측정하는 기계를 구입하려고 했으나 품절이 되어 그냥 돌아와야 했었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오줌을 손가락에 묻혀 혀에 대자 달달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당뇨였다. 그 당시 낙담한 심정으로 블로그에 <이런 제기랄! 오줌이 달다니>라는 글을 올렸었다. 그 후에 공복 시의 혈당이 240으로 치솟아 있었음을 확인했고 어떻게든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에 의존하지 않고 혈당을 정상화시켜보려고 노력했었다. 우선은 식사량을 줄였고 일체의 단음식을 끊었다. 그 결과 혈당치는 정상 수치까지는 돌아오지 않았으나 당뇨병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하게 혈당치가 낮아졌다. 그러나 일년 반이 지나면서는 그것도 제대로 유지할 수 없어 결국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당뇨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 뿐만 아니라 혈압도 지속적으로 높게 측정되어 혈압약까지 복용했다. 내 생전에는 혈압약이니, 당뇨약 따위를 먹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었는데 두 가지의 약을 복용하면서 마음이 많이 위축되었었다.


지난 5월 중순쯤으로 기억되는데 가수 김종국이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계단 오르기로 근육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TV로 소개가 되었다. 그는 근육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비만한 사람들의 지방살을 빼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하면서 그의 뚱뚱한 매니저를 데리고 함께 아파트의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방송되었었다. 김종국은 아무렇지도 않게 계단을 오르고 있는 반면에 그의 메니저는 무척 힘겨워 하면서 겨우겨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나도 뱃살이 볼록 나와 보기가 흉해서 수년 동안 매일 아침 1시간 30분 이상 빠른 걸음으로 뱃살을 제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나 뜻대로 되질 않았다.

가수 김종국의 계단 오르는 운동을 보고나서 나도 계단 오르기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마침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28층인데 이 아파트의 계단 오르는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아파트의 높이는 28층이지만 지하 2층과 맨 꼭대기의 엘리베이터 기계실이 있는 2개 층을 합하면 모두 32층의 높이가 된다. 나는 지난 5월 중순의 어느 날부터 일주일에 5일씩 칠레로 떠나기 직전인 7월 초까지 아파트의 계단을 40분 동안 오르는 운동을 했었다. 지하 2층에서 시작하여 꼭대기층의 30층까지 약 8분이 소요되는데 이 계단을 4회에 걸쳐서 오르는 것이다.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까지 내려가서 그 곳에서 다시 30층의 맨 꼭대기까지 4회를 오르고 나면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게 된다. 그렇게 한달 반 정도를 하자 뱃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나는 뱃살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칠레로 갔으며 거기서 계단을 오르는 운동효과를 내는 다른 대체의 운동을 찾아보려 했으나 마땅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나의 주치의와 상의해서 당뇨약과 혈압약을 1년치를 구입하여 가져갔었다. 칠레에서의 생활이 한달이 지났을 때 눈앞이 캄캄해지고 기운이 쑥 빠지면서 식은 땀이 흐르는 증세가 두 번 정도 나타났다.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졌을 때 생기는 증상같아서 혈당을 체크해보니 당 수치가 65로 떨어져 있었다. 정상의 당 수치인 100 보다 35나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저혈당의 쇼크가 나타났던 것이다. 그 때 나는 칠레에서 너무 부실하게 식사를 한 결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우유가루에 꿀을 타서 마시는 것으로 저혈당쇼크를 모면했다. 저혈당 쇼크가 두 번째 나타났을 때부터 당뇨약의 복용을 중지하고 매일매일 혈당을 체크했다. 당뇨약을 복용하지 않는데도 혈당치는 70에서 100이하의 수치를 유지했다.

칠레에서 아침과 점심은 된장국과 같은 국물종류를 간단하게 준비해서 허기를 면할 정도로 식사를 해결했다. 저녁은 오트밀가루와 우유가루를 섞어서 뜨거운 물에 타서 그냥 후루룩 마시고는 잠자리에 들고는 했으므로 뱃살은 물론이고 체중이 줄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부실한 식생활이 나의 당수치를 정상화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칠레에서의 일이 여의치 않아 지난 9월 6일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목욕탕에서 열탕냉탕 몸담그기였다. 나는 거의 30년 동안을 목욕탕에서 열탕과 냉탕을 번갈아가며 몸담그기를 해왔다. 이런 것이 나의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칠레에 있을 때 왜 그렇게 김치가 먹고싶었던지 집의 냉장고에는 마침 배추김치가 있어 밥이랑 김치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는 듯했다. 시차때문에 몸이 혼란스스러워 하는 중에서도 칠레에 있는 동안 못했던 계단 오르는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TV에서 공교롭게도 계단 오르기 효과에 관한 내용들이 방송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계단 오르는 운동을 3주를 했더니 중성지방 수치, 혈당 수치, 혈압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모두 정상화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당뇨병의 환자들이 계단 오르는 운동을 통해서 당뇨약을 끊게 되었다는 사례들이 소개 되고 있었다. 내가 칠레에 있는 동안 혈당치가 정상화 된 것은 먹는 음식이 부실해서가 아니라 칠레로 가기 전에 계단 오르는 운동을 한달 반 동안 했던 결과였던 것이란 말인가?  내가 TV를 보면서 계단 오르기의 효과에 대해서 놀라워 하는 동안 그 방송에 출연한 한 의사는 모든 사람들이 계단 오르는 운동을 하게되면 자기와 같은 의사들이 설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나는 지금 칠레에서 돌아온지 2주 정도 되었고 칠레에 있을 때보다는 식사는 아주 잘하고 식사량도 조금 늘었다. 그러나 혈당치는 아직도 정상 수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뱃살도 많이 들어간 상태이다. 단순히 뱃살을 빼기 위해 시작했던 계단 오르는 운동이 나의 당뇨병을 고치게 될 줄을 몰랐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나는 지금 계단 오르는 운동을 통해서 1년 반 이상을 복용해 왔던 당뇨약 뿐만 아니라 혈압약까지 모두 끊었다. 혈당 수치와 혈압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두 달에 한 번씩 혈압약과 당뇨약을 처방받기 위해 의사를 찾을 때마다 의사는 지금 현재는 그런대로 혈당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말을 하면서 앞으로 언젠가부터는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며 은근히 겁을 주고는 했었다. 그 의사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내가 점점 더 나이가 들면 나의 몸 여기저기서 하나하나 나빠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그러면서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는 계단 오르기로 혈압약과 당뇨약을 안 먹게 되었다는 현실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