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學傳問/우공 신보선

아무리 생각해 봐도 놀랍기만 한 천돌혈

天上 2019. 3. 12. 16:17

아무리 생각해 봐도 놀랍기만 한 천돌혈

신보선의 우공침술


지난 해 11월, 나에게 어김없이 찾아든 독감을 천돌이라는 경혈에 자침함으로써 물리친 적이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년 동안은 독감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으나 지난 주 수요일부터 목구엉 부위에서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목이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영락없는 독감이 엄습한 것이다. 나는 일년에 한번은 반드시 독감을 앓아야 하는 체질을 가졌다. 그러나 더 젊었을 때는 일년에 3~4차례씩이나 독감을 앓고는 했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환절기인 11월과 겨울에서 봄으로 바뀔 때인 3월, 그리고 6월과 9월에 독감에 걸리고는 했었다. 그런데 40대 중반부터는 일년에 단 한 차례만 독감을 치르면 되는 체질로 변했다. 11월 아니면 3월에 반드시 한번은 독감으로 고통을 치러야만 했었다. 작년 11월에 독감을 치렀으므로 금년도의 3월엔 무사히 넘어갈 것이라고 믿었는데 예상과 달리 독감이 찾아온 것이다.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작년 11월에 찾아온 독감을 앓을 뻔했다가 침 치료로 모면했던 것이다.

작년 11월, 독감의 징후가 나타났을 때 목의 후두융기 아래에 있는 천돌혈을 3차례 자침하여 독감의 격심한 증세인 두통과 발열, 온 몸의 근육통증으로 고통받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천돌혈이 기침과 천식을 치료할 수 있는 경혈로만 알고 있었는데 지난 해 11월 목이 너무 괴로워 기침을 치료할 때처럼 천돌혈에 침을 자입하여 5~6초 유침했다가 발침했더니 목의 통증이 없어지면서 진행되던 독감의 증상도 함께 사라졌던 것이다. 이 놀라운 사실을 <기침 뚝 독감 뚝, 천돌혈>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었다.

지난 주 수요일에 나타났던 목이 따가운 증상을 방치하면 독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둘러 침으로 천돌혈을 찔러 자극을 했다. 역시나 효과는 대단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다시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또다시 천돌을 자극했다. 작년 11월 독감이 왔을 때 한번의 자침으로 치료가 된 것으로 기억했으므로 이번에도 한번의 자침으로 해결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다시 목이 아팠기 때문에 순간 '어? 왜 또 아프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작년 11월의 기억을 곰곰이 더듬어 보니 4~5차례에 걸쳐 자침했었던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번에 찾아온 독감은 아마도 미세먼지와 유관한 것 같았다. 나의 몸이 특별히 피로에 지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영양상태가 부실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주 바깥출입을 하다가 독감에 걸린 듯했다.


이번에 찾아온 독감도 6일 동안 증세가 지속되었으나 4차례의 천돌혈에 대한 자침으로 아주 경미한 증상들만이 나를 약간 불편하게 했을 뿐이었다. 만약 천돌혈에 대한 침 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자리에 몸져누워 3~4일 동안 반은 죽은 상태로 몸살을 앓았어야 했을 것이다. 이번에 찾아온 독감을 천돌혈에 자침하여 거뜬하게 물리친 사실을 두고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재작년, 나에게 침술을 배웠던 한 분이 천돌혈에 지속적으로 자침을 하여 그분이 평생을 앓아왔던 기관지확장증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나에게 흥분된 목소리로 알려왔을 때 나는 그분의 말을 거의 믿을 수가 없었다. 기관지확장증은 현대의학으로도 치료하기가 까다로운 질병인데 그런 걸 침으로 치료했다고 하니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침술은 현대의학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부분에서 마술처럼 해결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기관지확장증을 침술로 치료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든 나에게 침술을 배웠던 그분이 천돌혈에 꾸준히 자침함으로써 자신의 기관지확장증을 고칠 수 있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전혀 터무니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나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었다.


2년 전, 나에게 침술을 배웠던 분의 주장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어떠한 메커니즘이 작용하여 기관지 확장증을 낫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었다. 면역학 이론으로밖에는 설명이 될 수 없었다. 천돌혈에 자침할 경우, 5cm 길이의 침을 이용하여 후두융기 아래의 불룩 튀어나온 기도에 대해서 침을 수직으로 찔러 넣어 기도 안까지 도달하게 하는 것이 천돌혈에 자침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자침하면 환자가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기도의 점막을 자극하여 점막에 분포돼 있는 비만세포로 하여금 히스타민이라는 염증물질을 분비케 했기 때문이다. 이 히미스타민의 물질에 다른 특정의 백혈구들이 활성화되며, 활성화된 백혈구들이 목구멍을 통해 침입하려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들을 모조리 제거를 하게 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독감을 일으키는 목 안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제거해 주기 때문에 더 이상의 독감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다. 만약에 천돌혈에 자침하여 기관지확장증이 치료가 되었다면 목 안에서의 활성화된 백혈구들이 기관지를 타고 내려가 기관지확장증의 원인을 제거해 준다는 가설을 생각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어떤 질병이든 그 질병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주체는 백혈구들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가설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작년 11월의 경우와 이번의 독감을 침술로 치료한 예로 천돌혈은 기침이나 천식뿐만 아니라 감기의 모든 증상을 비롯해서 호흡기 질환 모두를 치료할 수 있는 대단한 가능성을 가진 경혈임을 알게 되었다. 많은 침쟁이들은 호흡기 질환이나 폐질환을 폐경락에 배속되어 있는 11개의 경혈에 자침하여 치료할 것이라고 믿겠지만, 불행하게도 폐경락 11개 혈의 어느 경혈도 호흡기 및 폐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호흡기 질환과 폐질환은 천돌이라는 단 한 곳의 경혈에 자침함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했던 몇몇 사례들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거쳐 그 통계수치가 매우 높게 나왔을 때 천돌혈에 대한 탁월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20여 년 동안의 침술연구에 의하면 어떤 질병에 대한 침 치료가 어느 누구에게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또다른 어느 사람의 경우에는 그 효과가 미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천돌혈에 대한 침의 자극이 나같은 경우에는 독감의 치료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고 볼 수 있으나,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는 충분한 임상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를 분석해 봐야 할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